“아이리스는 학생들이 주인공이에요. 전 그저 팀원이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아이리스 초대 대장이면서 신문에 팀원들과 같이 사진을 찍지 않았던 이유를 묻자 건내는 담백한 대답. 주요 일간지에‘하늘을 상대로 도전장을 낸 국내 첫 여성 열기구 팀’이라는 기사가 실릴 만큼 화제를 뿌리고 있는 아이리스(IRIS) 초대 대장 안문경씨(대학원 체육학과 박사 3학기)를 만났다.

“어렸을 때부터 비행을 동경했었죠”어렸을 때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호감이 항공 스포츠 세계로의 첫 출발이었단다.

열기구 수는 아직 20개를 넘지 못하고 열기구 동호인 100명에 여자는 10%도 안되는 우리 나라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외국 사이트를 수없이 돌아다니며 열기구에 대해 알아본 끝에, 항곡 스포츠 팀 아이리스를 만들었다.

대동제 때 열기구 띄우기, 8월에는 고성 잼버리, 9월에는 안산 에어쇼 참가와 7월 스페인에서 열릴 열기구 대회 개인 출전까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 여샌(아이리스)이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하늘 여기저기 무지개를 몰고 다닐 그녀의 계획이 대단하다.

게다가“열기구 타는 경험을 소외된 자들이 있는 고아원 등을 찾아가 열기구를 함께 탈 계획”이라며 아름다운 비행에의 동경을 낮은 곳에서 더 ㅁ낳이 꿈꾼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의 발상처럼 하늘로 자신의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신선함과 자연스러움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열기구의 매력은 무엇일까?“열기구를 탔을때 사방이 모두 흰색으로 덮히면서 옷이 촉촉히 젖어갔어요”라며 열기구를 타고 구름 사이를 뚫고 지났던 순간의 감동을 말한다.

“힘을 쓰는게 아니라 바람의 방향에 자연스레 따르다 보면 뜨는 줄도 모르는 순간 내가 바람과 같은 소또로 이동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며 웃는다.

“불모지에서 무언가 시작한다는 건 설레는 일이에요.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더 용기가 생기기도 하니까요.”그러나 아이리스 활동을 하면서 그녀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거운 열기구를 운반하는 것에서부터 팀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 스폰서 요청 등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그녀는 2주전 아산 호서대 운동장에서 열기구를 띄울때 아이리스 회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 하던 순간에도 들뜨지 말고 차분하라고 당부했단다.

열기구를 타는건 그저 색다르고 유쾌한 경험이 아니라 자연의 흐름을 따르고, 같이 탄 친구와 협동하는 것 그리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데. “희미했던 것들이 조금씩 구체화되는 나를 본다고 할가요. 정체성을 찾는거죠.”지난해 10월 춘천 마라톤대회에 혼자 참가할 때만 해도 몰랐는데 열기구를 타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남보다 조금 먼저 시작한 것 뿐이죠.”아마 그녀는 땀을 흘리고 버너질을 해야하기 때문에 아무 옷이나 입어야 하고 도무지 손톱을 다듬을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대동제때 운동장에서 열기구를 타고 바람의 냄새를 맡으며 시원하게 머리칼을 휘날리게 된다면 삐삐머리를 한 동화속 친구들의 몫으로만 생각했던 꿈같은 기억을 현실로 만든, 열기구 타기를 하나의 도전으로 짊어지고 나아가고 있는 진정 아름다운 그녀를 잠시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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