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에 5만원, 소주 한병과 닭꼬치 2인분은 32만원!?' 한 일본인 관광객이 경찰에 신고한 남대문시장 포장마차의 바가지 요금 내역이다.

그는 한국관광공사측으로 한국에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정부는 98년 수립한 '관광진흥 5개년 계획'에 따라 8조 3천억원을 투자, 2003년 관광외화수입 12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며 관광산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잇따라 유치한 ASEM 국제회의, 2002년 월드컴과 조금씩 늘어나는 관광객 수에 정부는 의기양양해 하는 눈치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우리 나라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입국 후 조금만 한눈을 팔면 코베일 판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신고된 불편 사례만도 200여건. 원화를 엔화로 속이거나 외국인 승객에게 터무니 없는 택시요금을 요구하는 등의 불법행위가 정부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정한 '관광특구' 에서 버젓이 행해졌던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미숙한 관광코스에 교통체증, 공해, 질낮은 서비스, 높은 물가, 영어가 통하지 않는 관광안내소 직원 등 외국인들의 불만은 이루 다 말하기도 힘들 정도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오셔서 새로운 한국을 만나십시오"라며 초대해 놓고 정작 우리 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손님 대접은 고사하고 좋지 않은 인상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수수방관하던 정부는 떠나가는 관광객을 잡기 위해 이제서야 부랴부랴 단속에 나섰다.

'피부색깔에 대한 차별은 범죄'란 포스터를 외국인 관련 기관에 붙이는 등 적극적인 외국인 친화정책으로 90년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프랑스와는 대조적인 모습니다.

관광은 단순히 멋진 문화유산을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시민의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수박 겉핥기식 관광만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태도는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정부 역시 건물 몇 개 짓고 새로운 관광지역을 개발하는 등 외형 치장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준비는 소홀히 하고 있다.

시민의식과 서비스 수준 등 주인으로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는 오히려 낙제감인 것이다.

2002년은 한국방문의 해이다.

그러나 정부가 천명하듯 세계적 관광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는 커녕 '어글리 코리언'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시기가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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