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 이화여대 통신동호회 이랑의 제7대 시삽 박지영양(성악·1). 사이버 공간에서 ‘박지영’보다는 ‘콰르츠’로 더 익숙한 그녀는 호탈하고 풋푸한 모습으로 현실인물이 되어 눈 앞에 나타났다.

방학동안 그녀가 ‘콰르츠’로서 존재했던 시간은 매일 예닐곱 시간씩. 가끔은 고지서도 감춰보지만 전화국까지 가서 받아오시는 엄마에게 번전히 들켜 한소리씩 듣는다며 장난스레 웃는다.

시삽이 될 수 있었던 건 그만큼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었군 하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는데. “하지만 제가 시삽후보로 추천될 수 잇었던 건 ‘고대 익명게시판 사건’이 한 몫 했다 볼 수 있죠”라며 지난 5월의 사건을 끄집어 놓는다.

고려대 익명 게시판에 이대생 비하에 대한 반박의 글을 올렸다가 아이디가 밝혀지는 바람에 유명세(?)를 타 한동안 고생이 심했다는데. “입에 담기도 민망한 욕설이나 성적 농담들이 한달여간 계속돼ㅅ어요. 그 일에 대한 해명과 반박을 하느라 꼬박 스물 네시간동안 채팅한 적도 잇었죠”라며 “익명게시판은 속마츰을 숨김없이 진솔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배설구여야 해요. 하지만 그런 글은 배설도 아닐 뿐더러 그들은 배설이 원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이런 익명 게시판은 차라리 없는게 나아요”라고 단호히 말하는 모습이 얼마나 심한 언어 폭력에 시달렸는지를 짐작테 한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시삽이 된 그녀의 앞에는 고대 익명게시판 사건보다 더 큰 장벽이 버티고 있었다.

그것은 이화인의 이랑 참여가 매우 저조하다는 것. “지난 정기모임에는 전체회원 2천여명중 이대생 네 명, 타대생 여덟 명이 나왓어요. 다들 나가겠다 하곤 나오질 않아요. 그럴 때면 정말 허탈하죠”라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한다.

“더구나 이랑에는 타대생 회원이 참 ㅁㄶ거든요. 이화인들의 활동이 적으니까 상재적으로 그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해 보이고 실제로 운영에 간섭도 많이 하는 편이죠. 하지만 그들이 이랑에 아무리 애정이 ㅁ낳다 해도 친구일 뿐, 이화인의 갖고은 아니잖아요.”라며 거듭거듭 이랑에 대한 이화인의 관심을 부탁하는 모습은 시삽으로서 이랑에 품고 있는 애정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

앞으로는 주게시판과 토론실을 활성해 ‘화장품이나 옷에만 관심있는 이대생’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장이나 이화인들의 편안한 수다의 공간을 마련해보고 싶다고. 이렇게 이화인드르이 진면목을 알려, 대학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꾸준한 이슈가 되는 이대생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하나의 혁명을 계획하는 작은 거인. 그녀는 거침없는 구조조정(?)으로 유령회원과 타대생들을 정리해 나가며 계획 실행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러기 위해 이랑 안에서부터 작은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작지만 꼭 필요한 움직임에 장단맞춰 열심히 부채질 해줘야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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