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싸웠을 대, 혹은 부모님께 꾸중을 들었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는가? 사회극을 통해 그 해결법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다.

“서로의 역할을 바꿔 보는 거죠.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었을 때의 느낌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거예요” 제1회 서울·경기 지역 대학생 사회 심리극제에 ‘가출’이라는 주제로 참여하는 김소연양(사복·3)이 바로 그 주인공. “서로의 입자을 바꾸어 연기해 보는 역할교대,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와서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등의 쉐어링 기법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거죠”이렇게 해서 단 15분의 공연으로도 1~2시간의 관객 토론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는 배우가 무대에서 얼마 만큼이나 그 배역을 소화해내느냐가 가장 큰 관건. “선입견을 버리고 전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돼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 사람을 자기 자신이라 생각하고 가슴으로 이해해야만 해요”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그런 동일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단다.

학창시절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모범생이던 김양은 소위 ‘문제아’로 불리던 가출 청소년들을 늘 색안경을 통해 바라봤다는데. “동생이 힙합 바지를 사오면 제가 연예인이냐고 화를 낼 정도였어요. 그런 제게 이 공연은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었죠”그러나 공연을 위해 많은 사례들을 접하고 설문조사도 하면서 점차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단다.

무엇보다도 무학여고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데. “그곳 상담 선생님을 보고 처음엔 많이 당황했어요. 유행하는 신발을 신겨 주시거나 메니큐어 등을 직접 학생들에게 발라 주시며 ‘예쁘다고 생각하면 한번 해봐’하고 동의해 주시는 모습이 제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죠”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동의가 그들을 직접 이해하려는 움직임임을 알게 됐다고. “가출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나이때 우리에게도 친구문제, 성적문제 이런 것들이 심각했었잖아요. 지금 그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죠”이렇게 그녀가 변해가자 예전엔 언니를 이해할 수 없다던 동생도 이제는 학교 문제에서 남자친구 문제가지 전부 의논해 온다고. 그리고 더 나아가 동생 친구들의 상담원 노릇까지 톡톡히 하고 있단다.

그녀는 가끔 1학년때의 첫 공연이 생각난다는데. “그때 성폭행 당한 소녀역을 했어요. 친오빠가 그 공연을 보고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며 흥분하더군요. 그때 깨달았어요. 제 공연이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 속에서 저 또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그것이 사회극의 묘미이고 그래서 아직도 사회극을 하고 있노라는 김양.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해요.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등 돌리는 사회가 아닌”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모습에서 좀더 나아진 사회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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