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둠의 껍질을 벗고 이기고 나가 새로운 하늘 오! 새로운 태양 새로운 빛깔의 세계를 날아다닐 자유...’시인과 촌장의 「푸른 애벌레의 노래」라는 곡의 가사이다.

애벌레로 바닥을 기며 바라보던 세계를 날개를 달고 바라보았을 때 그 세계는 얼마나 새롭고 놀라울 것인가! 우리 나라의 언론에 대해 단 한번 이라도 분노하거나 의심을 해 본 사람이라면 근래 목이 빠지도록 기다린 프로그램이 잇을 것이다.

3일(일)부터 방영될 예정이었던 케이비에스 시사보도 프로그램 ‘이제는 말한다’가 그것이다.

‘케이비에스 오욕과 굴종의 역사’, ‘조선일보를 해부한다’,‘광주대학살’등 3편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케이비에스 개혁실천 특별제작팀에 의해 제작됐다.

그러나 현재 이 프로그램은 사측에 의해 무기한으로 방영이 유보된 상태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 운동시민연합과 통신연합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시민드르이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개혁적인 인사로 알려져 있던 케이비에스 사장 박권상씨는 개혁에 대한 의지보다 상대해서 싸운 사람 중에서 이긴 사람이 없다는 한 보수언론사에 대한 두려움이더 했던지 “다른 언론사들도 많은데 조선일보만 겨냥해 언론개혁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며 난색을 표시햇다.

이후 비난의 여론이 커지자 박권상씨는 간부진에게 자율적으로 제작해서 책임을 지라며 문제를 떠넘겼고 간부진 역시 방영에 적극적 의지를 나타내지 않아 5월중 전편 방영을 목표로 현재 케이비에스 노조위원장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햇으며 집행부 전원은 사장실앞에서 농성중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는 빵이 수북히 쌓여 잇어도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나온다.

바로 자유를 아는 사람들이다.

자유는 그것을 누려 본 사람만이 그 참된 맛을 안다고들 한다.

단 한번도 자유를 누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은 부담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간부들에게 책임을 넘기려는 케이비에스 사장이나 그저 회피하고자 하는 간부드르이 행동에서 단 한번도 자유를 누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한심한 모습을 본다.

개혁의 의지를 가지고 어렵게 제작한 프로그램이 외부의 통제도 아닌 방송사 자체내의 논란으로 방영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잇다는 것과 ‘또다시 권력에 아부하고 기득권층의 이익만 주로 대변해 오욕과 굴종의 역사를 되풀이 하겟다는 것인가?’를 묻는 케이비에스 노조 성명서(3일(일) 발표)는 그간 언론이 걸어온 길이 어떤 것이었나를 명확히 보여주는 일이다.

그러나 누려본 적이 없는 자유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몸을 움츠리고 침묵하고 있을 것인가? 지금 우리의 언론은 권력의 껍질에 쌓인 애벌레의 상태로 머물 것인가 자유를 택해 날개를 달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의 관심이 어떤 방향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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