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술밥을 얻어먹기 위해 몸을 파는 여성, 식량을 구하기 위해 황해도에서 연변까지 걸어간 16세의 어린 소녀, 한겨울에 반팔티를 입은 소년… “굶주림으로 인해 마치 할아버지처럼 양볼이 움푹 패인 북한의 어린 아이들을 보면, 한창 어리광을 피우는 제 조카 얼굴이 떠올라 더욱 안타까워요”라고 말하는 이화통일본부 한울타리 운영위원장 나은빈양(교육·2) 한울타리는 작년 사범대내의 북한동포돕기운동 단체에서 시작해 올해부터 총학생회 산하 종일팀으로 그 범위를 확장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한울타리가 이렇게 오래 갈 수 있을지 몰랐어요. 잠시 ‘반짝’하고 사라질 행사일 줄 알았죠. 하지만 북한의 현실을 알게 되고는 이 일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우리가 무관심해지면 북한의 어린 아이들은 당장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되니까요”라며 그녀는 북한동포돕기운동의 시급함을 알린다.

‘자존심 강한’북한 정부가 3월말이면 식량 재고가 바닥난다는 공식적인 보도를 할 정도로 지금 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하다고 한다.

“이대로 간다면 북한 주민이 전멸할 수도 있다는 건 결코 허황된 소리가 아니에요. 그것은 언젠가 통일이 될 그날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이 없어진다는 얘기죠. 어쩌면 우리 옆집 또는 내 미팅 상대가 될 지도 모를 그들이 말이에요”그래서 나양은 통일은 단순히 땅을 합치는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불협화음은 늘 한민족임을 강조하면서도 아일랜드에 기근이 닥쳤을 때 영국이 무관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죠. 그 결과 아일랜드 사람들은 영국에 대해 적개심을 갖게 된 것이고요. 이런 얘기가 훗날 우리의 얘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 한번 생가해 보셨어요?”이렇듯 그녀는 북한동포돕기운동이 아프리카 난민을 돕는 것과 같은 인권의 차원을 넘어선 통일운동의 하나임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이들이 작년까지 벌여왔던 활동등은 금요점심굶기운동·모금운동 등이라는데. “졸업생을 비롯해 생협 배달원 아저씨, 수위 아저씨들이 점심값을 아껴 모금하는 것을 보면 가슴 한 켠이 뭉클해져요. 하지만 기아문제는 일회적인 모금운동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인 만큼 올해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나양. 이에 그들은 ‘나진·선봉 지역 탁아소·유치원 연계 운동’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추진중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단체와 북녘의 탁아소·유치원을 1:1로 연결시켜 줌으로써 후원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지속적은 흐름으로 일궈 내기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나양. ‘앎’을 ‘실천’으로 옮기는 그녀의 모습에서 통일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끼굶기운동과 같은 작은 실천으로 시작하는 통일운동. 이로 인해 북녘동포와 내가 한발짝 다가설 수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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