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이란 인간과 자연이 별개로 여겨져 그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죠. 이윤을 더 남기기 위해 무자비하게 지어지는 발전소도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을 억누르는 원인이구요"라고 말하는 환경위원회장(준) 임정희양(컴퓨터·4). 그녀는 96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덕유산에서 열렸을 때 대회 저지를 위한 학생특별위원회에 선배의 권유로 참여했단다.

그때 맺은 인연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데. "1개월 동안 진행되는 대회를 위해, 외화를 벌기 위한 국제 대회라는 이유로 산을 통채로, 그것도 국립 공원을 다 깎아 버렸어요"라며 속상했던 그때의 심정을 토로한다.

환경위원회는 본래 제2대학 환경분과였으나, 제2대학이 여성·사회 등 여러 분과로 구성돼 다른 분과의 활동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환경에 전념하기란 힘들었단다.

보다 효율적으로 환경 운동을 하기 위해 독립한 것이 97년 2학기, 그러나 아직 자치단위로 인준 받지 못한 상태고 3명이라는 적은 인원으로 꾸려가기에 어깨는 더욱 무겁다.

"학교 통신 동호회 이랑 등에 자료나 신문 기사들을 올리고는 있지만 대다수가 인식을 못한 탓에 참여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요"라며 많은 이화인들의 동참을 부탁한다고. 환경위원회에서 앞으로 집중할 활동은 환경현장활동(환활)이란다.

"저는 환활을 두번 다녀 왔어요. 울진과 같이 핵발전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으로 들어가 주민들의 일을 돕기도 하고 선전전 등을 벌이기도 했죠"라고 말하는 그녀의 등 뒤로 보이는 수질·대기 오염도, 발전소 현황 등이 표시된 전국 지도가 인상깊게 느껴진다.

"농활처럼 근로가 많지는 않지만 노동 체험을 좀 줄이더라도 궁극적으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오랜 기간동안 환경 문제를 접하면서 주민들이 그 문제에 무감각해지고 의지가 식기도 하거든요"라고 환활의 한계점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임양. 핵발전소는 가동기간 중 큰 사고를 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방사능 오염에 의한 주민 건강피해와 생태계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핵발전소에 관한 한 해박한 지식을 표현한다.

그녀는 또 "일회적인 돈 때문에 영구적으로 지켜야 할 환경이 무시되면 안돼죠"라며 대체 에너지의 개발이나 현재 전력의 효율적 사용보다 발전소를 짓는 것에 급급한 현실을 지적한다.

이렇듯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실, 간과해 버리기 쉬운 환경문제를 다시 한번 각성시켜 주는 게 환경위의 또 다른 역할이란다.

숲을 보지 못한채 나무만에 급급하는 환경 정책. 나무 한 그루 베는 건 대수롭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그루가 열 그루, 또 백 그루가 될 때 숲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숲을 살리고자 하는 임양의 목소리가 숲 전체에 메아리 치도록 우리가 도와야 할 때가 아닌지. 숲이 사라지고 난 후에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때는 이미 늦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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