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2개와 옷가게 2백개로 표현되는 이대앞 거리. 요즘 한창 회자되고 있는 신촌민자역사와 재개발 계획은 이렇게 열악한 본교의 실정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총학생회는 9월22일(월)~1일(수) 생협가건물앞과 이화광장에서 교육환경을 지키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를 담당했던 총학생회 교육개혁센터국장 박신옥양(식영·4)은 “서명을 하는 학생을 많지만 자원봉사단 모집에 단 2병이 모였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자신의 불만을 행동으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한다.

현재 4천7백여명의 서명이 모인 상태이며 각 단대별로 진행한 서명까지 수거해 5천여명의 서명이 모이면 서울시청·국회의원·철도청 등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신촌민자역사 건설은 철동청의 적자를 막기위해 계획된 것으로 대우중공업·유화·동양백화점이 1월레 설립한 신촌민자역사 주식회사가 주관을 맡았다.

설계도에 따르면 민자역사는 그레이스 백화점 2배규모의 대형패션상가건물로 설정돼 있다.

이러한 성격의 민자역사가 들어서는 것은 연쇄효과로 주변에 더 많은 상가가 들어서게 만들 수 있다는 점과 이에 따라 교통량과 인구밀집도가 증가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민자역사 건물은 주변 대학 캠퍼스의 녹지대 조망을 이점에 두고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본교는 높은 주변 건물에 의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야구장처럼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공공기관의 국책사업이라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테니스 코트부터 터널까지 복개되는 땅을 조경지로 쓸 수 있도록 철도청과 협상중이며 학교를 내려다 볼 수 없게 창문조정 요구 등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철도청이 공공기관임에도 불구, 대학가에서 상버문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은 분명 명분이 서지 않는 일이다.

그러므로 설계도안조차 완성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한다면 창문조정, 조경지 등의 소극적 대안이 아닌, 신촌민자역사 계획 자체를 수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민자역사와 관련된 자료와 정보들이 학생들에게는 잘 공개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민자역사 반대운동을 하려해도 자료를 얻을 수가 없어 진행하기 힘들다”며 “학교측은 민자역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와 철도청과의 협의내용 상황을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대현동 56-49번지 재개발 문제도 학교앞 환경을 위협하는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56-40번지는 일제시대부터 공원용지로 지정됐던 곳이나 본교 주변 다수 건축물 점유자들의 요구에 의해 규모 2천여평중 1/2이 재개발용지로, 나머지는 어린이 공원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재개발추진위원회측은 대상면적 1천여평으로 재개발할 경우 적자가 난다는 점·상주 어린이 인구에 비해 공원용지가 과다하다는 점을 들어 재개발 용지를 1천3벽평이상으로 늘려줄 것과 도로쪽으로 지정해 줄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재개발 지역에 20층 이상의 고층건물이 들어선다면 현재 3~4층 정도인 건물들이 고층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공원부지가 도로 뒤편으로 밀려날 경우 건물에 딸린 휴식공간쯤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또한 현 공시지가와 주변시세와의 차이에서 얻는 이익만도 수백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재개발을 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교육환경권 문제는 비단 본교만의 일이 아니다.

어느 새 대학 앞은 지서의 공간이 아닌 유흥과 환락의 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홍대앞은 전체의 50%가, 연세대앞은 약 60%가 판매·유흥시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학교의 캠펴스는 대학안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공강이나 수업이 끝난 후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학교주변거리에서도 학생들은 사회를 배우고 가치관을 정립한다.

그러므로 학교주변 환경은 대학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환경권부터 아직 낯선 개념으로 통하는 우리나라에서 교육환경권은 더욱 의식이 낮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사회적으로 교육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항의방문 등 가시화된 움직임을 보여야 할때다.

본교앞 교육환경을 위해, 그리고 방향을 잃어가고 있는 대학교육환경에 쐐기를 박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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