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살다보니 세월가는지도 모르겠네요”라고 수줍게 미소짓는 중앙도서관 정보처리과장 김광자씨. 올해 30년 근속 표창자로 선정된 그녀는 긴 세월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듯 표정을 짓는다.

64년현 문정과인 도서관학과 졸업후, 사서로 근무한 그녀의 도서관 인생은 대학3학년때부터 시작됐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도서관 일이 말 그대로 평생직업이 된것이다.

“제가 하는 일은 한권의 책이 서가에 꽂힐 때까지 도서 분류, 목록 작성 등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예요.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편리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지요. 비록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전 이 일을 좋아합니다”라고 겸허하게 자신의 일에 대해 밝히는 그녀. 음악연구소에 재직 중인 딸과 함께 출퇴근을 하고, 직장안에서는 젊은 후배들과 일하면서 그녀는 날로 젊어지는 느낌이란다.

또한 일일히 도서정리를 손을해야 했던 카드목록조회에서 전산시스템으로 도서관 전체가 변하자 젊을 사람들과 함깨 컴퓨터교육을 열심히 받기도 했다.

“나이 들었다고 시대변화에 둔감해서야 되나요?그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 노력해야죠”라고 그녀는 20대 못지않은 열정을 내보이며, 주중 직원 상가대원으로 활동할 땐 더욱 삶의 생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작년 도서관 정보과와 수서과가 정보처리과로 통합되면서 업무과중으로 한쪽 얼굴이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단다.

그때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말 불안했어요. 자신감이 줄어든 것이죠.하지만 점차 건강이 회복돼 일을 계속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라고 그녀는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한다.

“평소에 서가에 반듯이 정돈된 책을 볼때마다 제 손길이 닿았다는 데 뿌듯함을 느끼죠. 이는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에요.그리고 이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학생들을 보면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도 생긴답니다.

”고 말하는 그녀. 그녀는 지금도 도서관 서가 어딘가를 묵묵히 정리하면서 남은 세월들을 책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담고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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