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제일 감명깊게 읽었어요. 세상에 혼자 존재한다는 느낌, 그 속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의문...내가 써보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똑같이 쓴 사람이 있을까 놀라웠어요”지난 5월 본교가 주최한 제1회 고교생 백일장 평론부문에서 차하를 차지했던 이유림양(인문계열·1). 이 백일장에서의 수상작들이 「우리만 아는 세상으로 가자」는 제목의 작품집으로 출간된 지금, 이양은 어느새 이화의 새내기가 돼있다.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 인문학부에 지원했다는 이유림양은 요즘 배우는 현대소설이며 세계의 명작들이 너무 재미있다고. 그러나 단순히 학과 공부에만 매달리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대학에 오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경험하게 돼요. 얼마전 류재을 학생의 얘기를 들었을 때가 그랫죠. 우리와 비슷한 나이라는데 우선 놀랏어요”라고 말한느 이유진양. “이런 몰랐던 세계를 접하면서, 단순히 개인적 문제만을 고민하고 몰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고등학교때의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나만이 아닌 타인,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그래서 노동문제를 공부하는 동아리 ‘풀무’에도 가입했단다.

대학에 들어오기전 이양은 공지영의소설속에 나오는, 사회의 모순을 내일로 여기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많은걸 새롭게 알게됐다고 한다.

그래서 단순히 감정에만 많이 치우쳤던 이전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문제들을 다뤄보고 싶단다.

“이제 글을 쓰는 일에서 막연히 예술성만 지향하는 것도, 그렇다고 문학을 도구로 현실 문제에만 매달리고 싶지도 않아요. 힘든 일이겠지만 그것을 조화시킬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당찬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하다.

“문학속에만 빠져 있기에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요. 우선 내 주위에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은 후에야 나름대로의 허구의 세계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상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쌓기 보다는 우선 세상을 향해 진지한 열정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이유림양. 그녀를 보며 현실사회를 호흡하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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