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대학가 안팎은 시끄럽다.

등록금을 둘러싼 학교측과 학생측의 줄다리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이화는 조용하다.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 한보사태,김현철씨 비리로 이어진 사회적으로 큰 사안들의 여파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10%를 상위하던 그동안의 인상률과는 달리 6.5%라는 그리 높지 않은 등록금 인상퓰에 따라 학우들의 반발이 적었던 것이 주된 이유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이화가 조용하기에는 아직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많다.

미비한 장학금 수여율, 자치활동 공간의 부족 등의 학생복지문제나 학교 재정의 투명성 문제, 김영삼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음에도 아직끼지 이뤄지지 못한 교육재정 확보문제 등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등록금 책정과정에서 보여진 여러 모습들은 우리에게 이에 앞서 전제돼야 할 문제를 던져준다.

등록금책정과정에서 학교당국은 이화인과의 합의를 통해 등록금을 정하기보다는 지난 1월2일 에 내려진 정부의 등록금인상률5%선억제방안에 따라 등록금 인상률을 책정, 학생들에게 일방고지했다.

이 과정에서 등록금 책정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이 또한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 및 각 단대 학생회장으로 참여인원을 제한하여 대다수 이화인이 소외당할 수 밖에 없었다.

총학생회 역시 다수의 이화인이 소외된 것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물론 ‘장기적인 등록금 투쟁’이라는 방향을 제시, 앞으로의 등록금문제 및 학원문제에 대한 지속적 고민을 제기하긴 했으나 그 방향이 제기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대다수 이화인은 배제됐고 학교측과의 협상과정 또한 이화인에게 알리는 작업이 부족했다.

학생은 교육만을 받는 수동적 존재가 아닌, 이화에서 함께 하는 ‘주체’로서 사고 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객체’로만 인식된 채 스스로의 자리를 잃고 만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과를 야기한, 소수의 무관심한 이화인 역시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등록금 문제나 여러 학내 문제에 대해 상당수의 이화인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봄에도 불구하고 설 자리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는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이화인의 역할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는 이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이화인의 정당한 ‘권리’인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질 때 경쟁논리에 의한 겉모습의 발전이 아닌, 진정한 이화의 발전이 가능하다.

아직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남아있는 여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 등록금 책정과정에서 보여진 폐해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그러기에 지금 이 순간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 이화인 모두의 인식전환과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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