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대처와 인기가수 정태춘’에 관한 노래를 만들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실제로는 대처의 아버지가런던 시장을 지냈다고하더군요”라고 말하는 가수 정태춘씨. 갑자기 대처를통해 그는무슨 이야기를하고싶은 것일까? “구멍가게 딸도 수상이 된다는 입지전적인 신화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희망을심어주고 있습니다.

그 희망 안에 부모의 지위를 등에 업고 태어난 사람만이 교육의 혜택을 입게 되는 현실이 은폐돼 있는 것인데 말이죠 ” 자신의 이름 앞에 ‘인기가수’란 수식을 붙이며 웃음짓는 정씨는 가수 정태춘은 고졸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자기가 속한 계급을 노골화시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현 사회는 싸워야 할 대상을 이분화 시켜 분별하기 힘들지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굳어져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며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등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밉니다.

이런 것들을 조장하는 것은 결국 지배세력으로 묶어질 수 있겠죠 ” 싸움의 주체와 싸워야 할 대상이 분명해졌을 때 만들어 갈 사회를 그리며 현 사회의 모순을 진실하게 표현한 그의 노래들은 주류 문화에 들어갈 수 없었다.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 사회에서 빈민층의 부모가 애를 맡길 데가 없어 밖에서 문을 잠그고 나가 오누이가 빠져나가지 못하고불에 타 죽어가는‘우리들의 죽음’등을 표현한 그의 사실적 창작들은팔다리가 잘려나갈 것이기에. 자기 안에 잇는 느껴지지 않는 자체 검열이나 사회적 습관에 의한 검열도 항상 신경이 쓰인다는 정씨는 “검열이 있어도 불편함을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 상상력이 왜곡되고 위축되는 것은 저에게 견딜 수 없는 일이지요”라고 말을 한다.

그렇기에 7일(금)~9일(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사전검열폐지 기념 콘서트 ‘자유’는 그에게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아름다운 청년시기에 ‘저항’과‘일탈’의 정신을 가지고 기존 문화에 대항하며 아름다운 품성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사회의 개념을 정립해 나가야 합니다”라며 아름답다는 단어를 두번이나 언급하는 정씨. 그는 저항의 정신으로 끊임없이 주류에 대항하는 모습이 진정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그가 구상중이라던 노래 속에서 하나의 명제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누구나 ‘무엇’이 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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