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무식하고 1차원적인 사고방식을 양산하는 기능인 양성소나 진리의 상아탑이 되어서는 안되며 민주의 씨앗이 싹트고 자라나는 옥토여야 한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말처럼, 대학은 사회와 떨어질 수 없으며 항상 시대의 모순과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오늘부터 29일(수)까지 3일간 계속되는 이화 110주년 대동제 역시 이러한 대학의 위상에서 출발해야 한다.

대학의 축제는 대학생들의 사고와 가치의 변화과정,그 문화를 그대로 투영하기 때문이다.

6,70년대 축제문화의 형성기를 지나 80년대 학원자율화조치 이후 총학생회 부활로 인해 축제가 대동제로 바뀌면서 그 위상에도 변화가 가해졌다.

이때부터 학생회 중심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대학의 축제는 사회와의 치열한 관계설정 속에서 정항의 공간으로 새롭게 도약하게 된다.

암울했던 시대상황에서 전통문화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과 함께‘대동’이라는 이름을 내건 공도에ㅊ문화가 대두하게된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90년대의 대동제는‘대동’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한다.

학생들의 관심유발을 위해 부족한 예산이 기업의 지원금으로 메꿔져 상업성과 오락성을 가미해가고 있다.

특히 학교 밖 음주·상업문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장터문화의 모대학교에서 한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번지점프 등의 이벤트행사 등을 볼 때, 사회 모순과의 연관속에서 대학의 위상을 점검하고 저항의 구심축으로서 기능하는‘대동제’는 점점 더 찾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대동제에서 각 단대는 철거촌,환경운동연합,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등과 함께 연대장터를 기획하고 있다.

예전의 단지 수익금을 넘기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준비하고, 단체의 현실을 선전하고, 학생들에게‘공론화’시키는 작업을 지속하는 형태, 그리고 대동제가 끝난 이후에도 연대하는 그러한‘연대장터’라고 한다.

철거문제에 대한 고민없이‘철거촌’분들과 하는 연대장터는 얼마의 경제적인 원조에 그칠 뿐 또다시 그들과의 관계를 단순히 대동제만을 위한 의례적인 만남으로 전락시키고 말 것이다.

연대라는 말의 위상에 흔들림없이 그 단체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와 지속서으로 그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직도 이 사회의 모순은 너무나 첨예하게 사회 곳곳에 잔존해 있다.

그러한 가운데 이화 110주년 대동제는 사회에 대한 저항성의 발산이라는 80년대의 명제와 분열된 개인들의 공동체감 형성이라는 90년의 명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대한 담론의 장,그 변혁의 출발점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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