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기어가 신디 크로포드를 차버린 이유, 아세요’ 한 여성지 광고가 무료함에 신문을 뒤적거리던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성적인 여성을 원하는 사회에서 신디는 얼굴은 예쁘고 머리는 비었다는 이유로 버림(?) 받았단다.

그러면서 이제 여성도 지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속삭임에 잡지를 살펴 보았지만 보이는 것은‘완벽한 지성 표현을 위한 열한가지 전략’,‘미혼남이 말하는 이성적 여성의 조건’이란 기가 막힌 기사 뿐이었다.

이제는 사회가 아름다움과 더불어 지성까지 요구하니 여성들도 지성을 갖춰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지성’으로라도 보여야 한다며 그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란다.

문득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가 생각난다.

더이상 아름답기만 한 여성이 인정받는 시대는 갔다고 자신은 실력으로 사회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여성이 될거라고 활짝 웃으며 이야기하던 내 친구.그러나 자기보다 성적이 안 좋은 남학생이 취직이 되고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을 채용하길 꺼리던 기업들을 보며 울 수 밖에 없었단다.

두대체 얼마만큼의 능력을 가져야 이 사회에서 당당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삼성 96대4,대우 89대 11, 현대는 여성계의 비난이 두려워 발표조차 하지 않는 남성 대 여성 사원의 비율이다.

거기에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여성간부사원.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주어지는 남성의 58.4%밖에 안되는 월급봉투. 지금도 TV드라마에선 많은 전문직여성들이 등장해‘프로는 아름답다’고 중장하건만 그들은 직업만 전문직일분 전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 단순히 아름다운 여성으로만 묘사된다.

그것도 여성 특유의 미덕(?)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중성적인 성격의 잘난 척하는 여성’으로 왜곡된 채. 영성에게 억압적인 사회구조적 모순을 개인의 능력 탓으로 전가시키는 사회.그속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커리어우먼이 되기 위해 노력해 결국 58.4%의 가치에 만족하는 상품이 될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분명한 건 사회가 여성을 보는 관점이 바뀐 것이 아니라 여성의 매력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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