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동산 탄압전선 이상없다(?) 경대형의 죽음이후, 지난 몇주간 연일 이어지는 수십만인파의 가두시위로 북받치는 울분과 차오르는 감격의 뒤엉킴이 온 도시를 휘감았다.

「6공 최대의 반정부시위」라고 제도 언론에서조차 떠들어댈 정도였다.

그러나 서울이 80년 빛고을 「해방구」로 변해가고 있을때, 바로 같은 하늘아래 한켠에서는 은밀하고도 신속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곧 실행에 옮겨졌다.

『김기설씨 유서의 대필자가 있다!』 얼마전부터 『분신자살에는 패후조종세력이 있다』『제비뽑기를 하여 「죽을 사람(?)」을 결정한다』는 등입에 담기조차 혐오스러운 「괴설」들이 보는 이를 경악케 하더니 이제는 검찰측이 위와같은 주장을 신문지상을 통해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마치 호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야말로 국민의 눈을 흐리기 위한 치졸한 정치공작이 이제는 공식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얕은 속임수에 넘어갈 이는 아무도 없을 테지만 말이다.

이땅의 민주화를 위해 산화해간열사를 생명경시풍조로 매도하며 엉뚱한 꼬투리를 잡는 정권은 지난 국회에서 35초만에 통과되어 기록을 경신한 국보법을 등에 업고 80세 고령인 문익환목사까지 재수감하겠다고 윽박지르니, 동방예의지국·생명 숭배운운하는 그들의 논리를 스스로 뒤엎을 지경이다.

그런가 하면 그들은 북한의 사주를 받은 불순분자가 시위를 주도한다며 전국의 시민·학생·노동자 50여만명을 국민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빨갱이」로 몰고 있다.

그러나 이 빨갱이 무리가 결국은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세력임은 4·19 혁명, 5·18광주민중항쟁을 통해 이미 역사적으로 판명된 사실이다.

이처럼 정권은 언론을 통한 유언비어마저 유포하더니 급기야는 범국민대책회의 지도부 1백명에게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전대협의장 수배령을 뛰우는 등 물리적 탄압까지 총동원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구속, 수배, 언론등 다각적 공세를 퍼붓는 정권의 꿍꿍이속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향하는 민중의 목소리를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막아내면서 또 한번광역의회선거로 멋진 「반전」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수석사건이 기초의회선거에 물을 먹은 것처럼. 또 기분나는대로 의회를 들락거리는 보수야당역시 지금은 경대형의 장례식에서 알량한 눈물을 보일망정 언제다시 「친정(?)」으로 들어가 앉을런지 모른다.

이제 더이상 저들의 추잡한 굿판을 보고 있을 수 없다.

아니, 누구 말대로 굿판은 곧 걷어치워질 것이다.

아무리 정권이 발버둥쳐도 지금은 민중이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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