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삶을 「흙에살고 흙에 죽는다」라고 표현한말을 들은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농민들이 그야말로 흙파먹고 살게 되었다.

즉, 지난 19일 정부가 농민에게 추곡수매가 9%책정이라는 「야심작」을 선사한 것이다, 「물가를 한자리숫자로 잡기위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정부는 이날 한자리 추곡가정책을 30~50%로 치닫는 물가를 진정시킬 만병통치약 으로, 농민을 이의 공헌자로 치켜올리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는 91년도 공직자 임금을 12.&%로 , 예산을 19.8%로 인상하는데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지않았다.

도리어 정부는 작년에 이는 한자리 수매가를 발표하면서 5공화국 시절엔 한때 동결도 했다며 의기양양해했다.

이에대해 농민들의 거센반발과 요구가 뒤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농민의 요구란 무엇인가. 생돈 달라는 요구인가! 아니면 먹고 즐기기위한 유흥비 조달을 역설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이는 바로 1년동안 허리한번 펴보지 못하고 일한 노동의 정당한 댓가를 요구하는 것이고, 살아가기위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인상을 요구한 것 뿐이다.

이번 엄청난 폭우로 농민은 마지막 남은 터전마저 날려보냈다.

또, 「우르르 꽝」이라 일컬어지는 「우르과이라운드」로 농민의 어깨는 눌릴대로 짓눌린 상태다.

이러한 농민들의 최후까지 부여잡은 벼 한포기 마저 정부는 이번 수매가 한자리 책정으로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농민들은 이렇게 말들한다고 한다.

『도시로 나가날 품팔이를 하는 것이 낫겠다』며 「농촌인구5%이하 축소구상」을 덤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농촌이 잘 살기 위해서는 농촌인구를 줄여 한 사람당 경작면적을 넓히는 것이 일차적 과업이라는 것이 이 구상의 취지다.

이 구상은 농민을 농촌에서 다 몰아내 놓고, 누가 농촌에서 잘살게 된다는 것인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안는다.

아마도 정권의 속셈은 돈가진 재벌에게 농촌의 땅을 다 몰아주어 농촌에서 재벌이 잘살수 있도록 함인 것이다.

외세에는 문짝을 활짝활짝 열어젖히는 수문장 역할을, 농민에겐 최소의 생계비마저 빼앗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현정부, 그들은 결국 숫자놀음을 통해 전 농민을 울분시키고 있는 것이다.

「소리없는 아우성.」 정권은 이를 농민의 모습으로 오인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아우서잉 농민의 통일된 분노로 표출될 날이 바로 우리앞에 왔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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