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미국 본토의 어느 주보다 melting pot으로서의 미국이 실감나는 곳이다.

백인의 비율이 다른 주들보다 적고 여러 인종들 특히 아시아계 인종의 비율이 많다.

사실 그 때문에 처음엔 이 곳이 미국답지 않다고 생각돼 실망도 했지만 이러한 하와이의 특수성이 바로 지금까지 내가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어느 곳엘 가도 동양인이 많아 서로 차별하지 않고 백인들도 이 다양성에 익숙해서 유색 인종들을 꺼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지 않는다.

내가 다니는 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도 이러한 하와이 주의 특수성을 살려 많은 국제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1만7천명에 달하는 총 재학생(대학원생 포함)중 현재 1천285명 가량의 국제 학생이 등록돼 있는데 학생들의 국적도 일본, 대만, 타이, 필리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가나, 케냐 등 무척 다양하다.

내가 듣고 있는 교양수업에도 학생 수가 20명 남짓 되는데 나 외에 국제 학생들을 꼭 한 두명은 더 찾아볼 수 있다.

말로만 듣던 홍콩, 라오스, 케냐 등지에서 온 학생들을 실제로 교실과 기숙사에서 만나게 될 때마다 느끼는 감격(?)은 정말 표현하기 어렵다.

이렇게 국제 학생들이 많다보니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들도 활성화 돼 있다.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 마중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학교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해 줬던 ISS(International Student Services)에서는 피자파티, 연사초청강연 등 다양한 행사도 열어 국제 학생들이 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곡 ISS에서 특히 내세울 수 있는 모임 중에 PALS(peer Advocate Leadership Society)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는 하와이 내의 유명 관광지 투어나 캠핑을 주선하거나 음식 축제, 문화의 밤 등의 행사를 열어서 국제 학생들이 즐겁게 지내고 더불어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나도 여기서 마련한 국제학생들 모임에서 여러 외국 학생들을 알게 돼 지금도 함께 점심을 먹고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가 됐다.

또 Mentorship이라는 새로 온 국제 학생에게 도우미 역할을 해주는 mentor를 짝지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거나 같은 전공, 국적을 가진 사람과 Mentor-Mentry관계를 맺게 해줘 새로온 학생이 공부와 일상생활의 전반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나는 도착 직후 이 프로그램이 그다지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신청하지 않았는데 대만에서 온 친구가 같은 대만 학생을 mentor로 얻어서 학교와 하와이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서로 많이 얻는 것을 보고 후회한 경험이 있다.

지금 우리 학교도 국제화,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는데 국제학생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활성화 했으면 한다.

머지 않아 우리 학교 캠퍼스 안에서도 여러 국가에서 온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늘어나 이화인이 그들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평등의 가치를 배워갈 수 있도록 말이다.

임희진(간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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