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 있으면 대동제가 시작된다.

곳곳에서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준비하는 모습이 보여 벌써부터 설레인다.

특히 대동제 마지막날 영상 줄다리기는 더욱 기대가 된다.

영산 줄다리기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서 정월에 행해지는 민속놀이로 형재 무형문화재 26호로 지정돼 있다.

줄다리기는 암수의 정받이가 잘되길 바라고 그 해 비가 많이 내려서 물이 흔하기를 기원하는 행사로 암줄과 수줄을 만들어 교합의식을 갖고 온 주민이 모여 줄을 당겼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했던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가 아니라 양편의 힘이 어느 한편으로 끌려가면 하나의 힘으로 승화돼 모두 다 같이 신명나게 노는 한 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굿판이다.

즉 재앙을 막고 무사고와 풍년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어 마음을 함께 한 후, 남녀노소 신부의 차별 없이 모두 줄꾼으로 참여함으로써 대동과 공동체 의식을 키워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학교에서는 1983년부터 매년 대동제의 꽃으로 영산 줄다리기를 해왔다.

줄 꼬는 것부터 다같이 참여하고 함께 바라는 것을 고사로 풀어내고, 하나가 되어 호흡을 맞춰 줄을 당기며 대동의 장을 여는 것이다.

특히 고사는 우리가 기원하는 바를 제문으로 읽음으로써 같이 모인 사람들에 게 알리는 역활을 한다.

또한 술을 뿌림으로써 주변의 잡신들에게도 정을 나눠주는 개방성을 지닌다.

특히나 남자들 위주로 지내는 제사와는 달리 여성이 직접 이의례를 치룰 수 있다.

단지 규칙에 의해 정해진 누군가만이 아니라 소외받고 천대받는 계층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를 미신이라고 치부하며 배타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고사는 우리의 염원을 풀어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단지 기독교 학교라고 해서 하나의 굿판 중 일부분을 마음대로 중단시키느 ㄴ일으 ㄴ없었으면 한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함께 염원하는 대동의 영산 줄다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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