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가족 모두 부산으로 내려갔다.

전통상을 치르느라 온 가족이 며칠동안 잠도 못자며 고생했고 나도 월요일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출석에 관해 문의하려고 월요일 오전에 영문과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조부상 때문에 결석을 하게 됐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조교의 반응이 상식 이하였다.

그 말투는 (단지)조부상 때문에 결석이요?’하는 식이었고 곧 옆사람에게 큰 소리로 조부상으로 결석이 가능한지를 논의하는 것이었다.

우습다는 식의 말투였다.

순간 나는 너무 당황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일이 이렇게 무시당할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친족간의 관계에 대해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해도 남의 아픔에 경솔한 태도를 보이는 것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집안에서는 가족간의 왕래가 뜸하고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집안도 있을 수 있다.

조교라는 이름으로 학교의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이 정도의 상식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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