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기승을 부리던 황사바람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 날이었다.

4월8일, 보드랍고 따사로운 봄날의 햇볕과 함께 관광버스 한 대가 이화광장을 떠나 강화도로 출발했다.

생활협동조합(생협) 생활문화위원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강화도 문화유적 답사에는 사학과 김영미 교수님과 교직원 세 분, 생협 사무국 실무자 두 분 그리고 00학번부터 95학번, 대학원생까지 함께 해 45인승 버스한 대를 꽉꽉 채웠다.

오전8시40분에 이화광장을 출발해 서울을 벗어난 버스는 오후7시가 돼서야 돌아왔다.

사정이 생겨 먼저 내린 두 사람을 제외한 43명은 학교 앞 우동집에서 어수선한 가운데 허기를 채웠다.

그리고 나서 모두들 솔직하게 답사의 느낌을 털어놓았다.

그 중 제일 많이 나온 말은 한 마디로 ‘좋았다’였다.

그 이유로는 김영미 교수님이 쉽고 재미난, 그러면서도 유익한 답사 이야기가 으뜸으로 꼽혔고 그 다음으로는 답사하기에 적절했던 봄날씨 그리고 나름대로 정성껏 답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생협인들이 꼽혔다.

대학이 공동체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 자신이 누군가와 무언가를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란 쉽지 않다.

여러 공간에서 같이 드나들면서도 무심히 부대끼는 이화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정작 이화 가족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같이 하는 자리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답사는 교수, 직원, 학생이 모두 함께 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생협의 사무국과 함께 답사 기획 및 자료를 직접 조사한 학생들과 교직원 분들, 그리고 강화도의 문화유적에 대해 유익한 설명을 해 주셨던 김영미 교수님까지 이번 답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화인들이 함께 만든 자리였다.

이화인들이 한자리에 즐겁게 모여 우리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장이 됐다는 점에서 생협의 문화유적 답사는 모 CF 광고처럼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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