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가 단식에 돌입했다.

개강 전부터 시작한 교육투쟁은 ‘등록금 삭감’을 가지고 학교당국과 정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투쟁은 현상적으로나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의 교육투쟁은 학내투쟁으로 소급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문제의 근본 원인은 자율화·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하에 대학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김대중 정권의 교육정책에 있다.

등록금 문제만 해도 재정부문 자율성을 이야기하는 정부의 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따라서 교육정책 전반에 메스를 대지 않는 이상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 학교의 투쟁을 넘어서는 전국 대학의 연대투쟁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간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교육투쟁에서는 타 학교의 상황만 알린 뿐 정부에 대한 연대투쟁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타 학교와의 연대를 모색하고 이로써 본질적인 교육정책에 문제제기할 때 우리의 등록금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두번째는 현재 학생회 상층 중심의 논의에 대한 것이다.

교육투쟁의 논의들은 대부분 중운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이 논의의 과정이 각 학생회는 물론 학생들에게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결정된 사안만을 들을 수 있으며 총학생회 및 중운위는 회의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단지 공개여부의 문제가 아닌 교육투쟁의 과정, 특히 결정이나 논의에서 얼마나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려고 하는가의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회 외의 단위나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기란 매우 어렵다.

이것은 현재 모집중인 노동절 실천단 ‘결전’을 준비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났다.

노동절에는 많은 단위들이 연대해 공동의 투쟁을 하기 마련이며 매년 우리 학교에서도 그랬다.

그러나 이번 해에는 여타의 단위나 학우들에게 준비과정조차 공개되지 않아 함께 하고자 했던 다른 이들은 철저히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애초 총학생회와 중운위 중심의 활동계획 뿐 공개적인 논의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현재 상층 중심의 일방적인 논의는 중단돼야 하며 또 의사결정 과정에서 타 단위 및 학생들이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리고 이후의 교육투쟁은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투쟁에 보다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이 의견이 사장되지 않기를 바라며 중운위의 단식에 그치지 않는, 이화인들이 함께 동참하고 승리하는 교육투쟁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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