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신 주식’, ‘주식 고수’부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하는 것)’, ‘빚투(빚을 내서 투자한다)’까지 20대와 주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양하다. 2019년 6%대에 머물렀던 20대 주식 소유 비율은 코로나19로 주식 시장이 활발해진 2020년 10%를 넘어선 20대 주식 소유 비율은 여전히 10% 초중반을 웃돌고 있다.

‘20대라면 여유롭고 편안한 미래를 위해 저축하기 마련’이라는 건 옛말이다. 취업 불황과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은 청년에게 한 치 앞의 미래도 보장하지 않는다. 이런 흐름에서 청년들은 투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2021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 중 58.8%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을 차곡차곡 모으기보다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다.

20대의 투자를 움직이는 것은 무형의 기준인 ‘미래 가치'다. 취업, 결혼, 출산, 노후를 대비한 후 은퇴하는 전형적인 생애주기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결혼도, 육아도, 은퇴도 선택의 영역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가치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영국 노팅엄대(Nottingham University) 박세영 교수(경영학과)는 “오늘날 20대는 당장의 소득이 적더라도 미래의 무궁무진한 기회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며 “취업, 결혼, 출산, 은퇴 등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가진 사건을 스스로 선택하며, 그 선택에 높은 경제적 가치를 매긴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에서 발간한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조기 은퇴 계획자(파이어족)는 주식,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에 1.6배, 암호화폐에 2배 많은 자산을 예치하며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고민하는 사회의 흐름에도 주식은 매력적인 금융 상품이다. 박 교수는 “최근 금융 경제에서 주목하는 의제는 ‘지속가능한 금융’”이라며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가치 사고적인 측면이 20대의 투자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ESG 투자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며 지속 가능한 금융 시장에 힘을 보탰다. 박 교수는 “20대는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자기 주도적인 소비와 투자를 하는 도전적인 투자자가 됐다”며 높이 평가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대학생 김규범(22∙남)씨는 경제 뉴스를 챙겨보고 투자에 대한 기술을 공부한 후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투자처를 고민할 때는 투자처와 관련된 업계의 소식과 투자처의 재무제표를 보면서 주식 추세선을 그려보기도 했다. 김씨는 “변동성이 큰 종목은 불안정하지만 성공했을 때 돌아오는 이익도 많은 분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의 변화나 정부의정치인의 발언도 예의주시하는 영역이다. 정권마다 중시하는 산업이 다르고, 선거철 여야가 내세우는정치인의 공약에 따라 주식 시장에 변동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씨에게 주식은 ‘경제 입문의 초석’이었다. 그는 “근로소득만으로 돈을 모을 수 없는 시대에 적절한 ◆레버리지 투자가 필요하고, 주식은 그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투자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자는 근본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소정(정외∙21)씨는 투자에 성공한 지인을 따라 주식을 샀다가 연이은 하락세에 매도 시점만 고민하고 있다. 이씨는 “지인이 이득을 봤다고 해서 주식을 샀는데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주식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하면 돈을 잃버리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이외의 투자 상품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사한 투자 상품인 코인은 변동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예∙적금과 코인의 중간 정도 수익률과 안정성을 갖춘 주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주식에 대한 정보 교환이 SNS를 통해 활발히 이뤄지면서 주식 관련 범죄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청은 6일 발표한 ‘10대 악성 사기’ 목록에 투자 리딩방 사기를 포함했다. 박 교수는 “주식 투자에서 위험과 보상의 균형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버리지 투자: 자본금을 지렛대로 삼아 더 많은 외부 자금을 차입하는 투자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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