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학보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편집부국장 김민아입니다.

어느덧 한 학기의 마지막 신문이 발행됐습니다. 마지막은 처음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열한 번의 발행을 되돌아보면 계획했던 기사가 무사히 발행되기도, 기획 기사가 예상치 못하게 사라지거나 생기기도 했습니다.

우선 ‘시간을 달리는 여자들’ 시리즈가 1675호를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나는 어떤 시간을 달리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낼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담았습니다.

총학생회(총학) 선거 기간에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기사가 기획되고 사라졌습니다. 5년 만의 경선, 14년 만인 세 개의 선거본부(선본), 3년간의 비대위 체제 끝. 이번 총학 선거에 붙는 수식어입니다. 그간의 공백은 모두에게 낯섦을 선사했습니다. 이대학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총학 건설을 경험한 이들이 없어 선거 보도에 관한 고민이 깊었습니다.

‘무엇을 보도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이대학보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로 옮겨갔습니다. 이대학보는 “이화의 한 페이지를 쓰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본교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또한, 독자가 궁금한 점을 취재해 알기 쉽게 보도합니다. 두 가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했습니다.

유권자인 독자 여러분이 총학 선거에 궁금한 점은 무엇일지, 기자들이 1열에 투입돼 어떤 순간을 기록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1674호와 1675호는 선본 한 개의 갑작스러운 사퇴, 두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이화가 바라는 총학의 모습 등을 다뤘습니다. 선거의 새로운 소식은 스트레이트 기사로, 독자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은 기획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공청회와 개표 현장을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송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 10년 전 기사들이 힘을 발휘했습니다. 선임기자님들이 축적해 온 기사를 참고하며 보도해야 할 기사를 정리하고, 과거 기사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했습니다. 과거의 기록이 현재의 기반이 됐습니다. 제대로 기록된 과거는 흘러가는 물보다 축적되는 지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 기사들도 지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저에게 1675호는 한 가지 의미를 더 가집니다. 이대학보 취재기자로서 남기는 마지막 지층, 해외 취재 기사가 발행됐기 때문입니다. 취재부터 기사 발행까지 벅차오르게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있는데요, 현장을 뛰어다니며 취재하고 보도하는 매력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기사는 핀란드의 친환경적인 일상과 인프라를 다루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알토대학교는 채식, 에너지 감축 등 본교에서 그린 캠퍼스 실현을 위해 거론되는 방법들을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걸음마 단계인 한국의 그린 캠퍼스 논의가 다시금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이대학보를 이끌어 갈 신입 기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대학보에서의 시간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은 마음껏 실수하고 부서질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깨진 파편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취재기자로 첫 학기를 보내며 위축되던 시기에 선임기자님께 들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기자는 재능이 아니라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직업이잖아요.” 부족한 실력에 회의감이 들었던 당시에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이 말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끊임없이 깨지고 경험할 분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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