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2023)

출처=다음영화
출처=다음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의 한 고등학교 농구부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과거에 영광을 누렸지만 다 무너져 가는 농구부에 26살 젊은 코치가 부임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영화다. 초등학교 때는 천재 소리 듣는 유망주였지만 키가 자라지 않아 슬럼프가 온 가드 ‘기범’, 부상으로 농구를 포기하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 사정으로 내기 농구를 하며 돈을 버는 스몰 포워드 ‘규혁’,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센터 ‘순규’,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포워드 ‘강호’,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대회 출전 경험은 없는 만년 벤치 ‘재윤’, 농구 열정만 가득한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까지. 모두가 무시하는 멤버 조합과 평균 2~30명인 농구부에서 선수가 6명뿐이라는 악조건을 이겨내고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2등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스포츠는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이다. 청춘들의 꿈과 열정, 넘어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고, 결국 이겨내는 이야기는 평범하고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강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예상가는 줄거리라 평을 들으면서도 스포츠물이 꾸준하게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리바운드는 이러한 스포츠물의 장점을 아주 잘 살린 스포츠 영화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공익이라는 신분으로 코치를 맡아 팀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양현’은 과거 선수 시절 실패했던 두려움 때문에 초반에는 에이스인 ‘한준영’에게 모든 기회를 주려고 한다. 찬스가 나면 무조건 준영이에게 공을 패스하라며 선수들을 강압적으로 다그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며 따뜻한 리더십으로 농구부를 이끌어간다. 과거에 사이가 안 좋았던 기범과 규혁은 농구로 서로를 이해하며 가장 의지하는 친구가 되어 후배들을 이끌어가며 농구부에서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실력은 부족해도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누구한테도 지지 않았던 강호와 순규, 재윤과 진욱은 수백 번 넘어지고 어깨가 부러져도 팀을 위해서 다시 일어난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계속 문제였던 ‘규혁’의 발목에 결국 무리가 온다. 더 이상의 교체 선수는 없고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선수들의 체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점수를 따라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규혁은 기범에게 자신을 이용하라 말하고 기범은 규혁의 발목을 걱정하며 거부한다. 농구부에 두 번은 없을 기회라 생각한 규혁은 자신의 끝을 예감하고 발목을 포기하며 결국 점수를 따낸다. 영화는 결승 후반전의 결과는 보여주지 않은 채, 다시 코트에 들어가는 선수들과 실제 2012년에 있었던 당시 선수들의 사진을 교차하며 마무리된다. 프로 진출을 할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해하던 선수들은 체육학과에 들어간 ‘재윤’을 제외하고 모두 프로 진출에 성공했고, ‘규혁’은 끝까지 농구를 포기하지 않고 2번의 발목 수술을 거치다가 결국 농구선수의 꿈을 접었다.

대학에 가려면 이번 대회에서 성적을 내야만 하는 3학년들과, 에이스인 3학년이 졸업하면 당장 내년에 대회를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1, 2학년. 프로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한없이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어른들은 공놀이에 시간 낭비 그만하고 공부해서 취직이나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장 오늘 농구를 할 수 있음에 기뻐하는 청춘들의 꿈에 대한 열정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또한 그런 학생들에게 남은 경기뿐만 아니라 남은 인생에서 농구를 하든 다른 일을 하든 겁먹지 말고 달려들어서 다시 잡아내라고,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라고 말하는 코치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달함과 동시에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준다.

농구에서 슛을 쐈는데 들어가지 않는 순간, 노력에 따라 다시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 것을 ‘리바운드’라고 한다. 영화는 흔들리는 청춘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꿈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며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리바운드’해 보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걸 계속해도 될지 고민하고, 앞으로의 미래가 불안한 청춘들이 이 영화를 보고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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