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대학보 독자 여러분. 

첫 칼럼을 쓸 때만 해도 더위가 가시지 않은 여름이었는데 어느새 차디찬 바람이 불어 오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피부에 닿는 공기의 온도로도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만, 얼마 남지 않은 학보 발행 횟수가 제겐 더 크게 와닿습니다.

이번 학기 저희 학보는 아홉 번의 신문을 만들었고, 앞으로 두 번의 발행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호는 제2회 이화문예상 수상작들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총 네 면에 수상작과 소감, 심사평을 담았습니다. 

기사를 몇 면에 어느 크기로 배치할지 결정하는 지면 레이아웃 편집은 매주 목요일 제게 깊은 고민을 안겨줬습니다. 특히 이번 호는 수상작과 그에 맞는 이미지가 시각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했습니다. 독자분들이 지면을 읽으며 문학의 매력을 느껴주신다면 매우 기쁠 것 같습니다. 

7면에는 이대학보 111기 신입 기자 모집 포스터도 실렸습니다. 매학기 다른 컨셉으로 제작하는 저희의 홍보 포스터를 궁금해하시는 독자분들도 계셨는데요. 111기 신입 기자 모집 시작을 알림과 함께, 이번 칼럼은 편집국장으로서 독자분들께 보내는 마지막 인사이기도 합니다. 

아쉬운 마음은 잠시 뒤로한 채 저희 학보를 궁금해하시는 독자님들을 위해 제가 느낀 편집국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한 조직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걸까.” 학보에 들어오기 전, 막연히 갖던 기자의 이미지는 차분하고 내향적이며 사회나 정치 이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막상 학보에 들어오니 기자들의 성격과 관심사, 심지어 업무 방식까지 너무나 예상과 달랐습니다.

무조건 1분 이내로 답장을 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기자. 자타공인 ‘독서 소녀’로 매주 기획안에 색다른 독서기획을 가져오는 기자. 초고 제출 시간을 지키지 않아 걱정의 대상이지만 결국에는 재밌는 기사를 제출해 데스크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기자. 그리고 한 손에는 지휘봉,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진기자. 함께 일한 모든 기자님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갑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기자님을 소개해드리고 싶은데 아쉽습니다.

언뜻 보면 다 비슷한 기사로 보이지만, 기사 피드백을 줄 때 각자 개성이 드러나는 포인트를 발견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습니다. 기자들의 색다른 관점에 놀라며 배우는 점도 많습니다. 내가 갖지 못한 부분을 동료 기자가 채워주며, 때론 뾰족한 서로의 특징을 협동과 보완을 통해 둥글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개성 넘치는 기자들의 기사는 알록달록 제각기 다른 모양의 조각이 되어, 하나의 신문이라는 완성된 퍼즐을 만듭니다. 일정한 형식이라 밋밋한 지면을 매주 지루하지 않게 채우는 기자들의 다양성이 저희 학보의 정체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총학생회 선본 세 팀이 출마해 경선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많은 학생이 기다려온 학생 자치가 무사히 꽃피길 바랍니다. 또한 교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전하며 학생 자치를 실현하는 학보 신입 기자 모집에도 다시 한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게 학보는 주저앉고 싶은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의미 있는 고통을 알려준 곳입니다. 앞으로 살면서 이보다 재미있고 멋진 조직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학보에서 이 가치를 함께 나누며 지면을 다양하게 물들여갈 신입 기자님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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