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몸의 상관관계

흔히 20세기에는 과학기술 혁명의 시기로 불려진다.

그리고 21세기에는 이러한 과학기술 발전에 성공한 국가가 세계의 패권을 쥘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의 상식처럼 얘기된다.

따라서 현대사회의 새로운 우상으로 일컫어 지는 이 기술, 특히 컴퓨터의 등장과 관련한 이의 사회적 파급효과 등에 관해 이과와 사회과학 분야 전반에 걸쳐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사회과학분야의 주요연구주제 중 하나는 기술이 산업사회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양식과 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논의인데 이 주제와 관련, 특히 미흡한 연구영역은 기술발전과 근로자 건강과의 상관관계이다.

발행 부수면에서 캐나다 최고위치를 점하는 토론토 스타지는 90년대 초반부 경견완 장해로 고생하는 근로자들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경견완 장해란 미국의 NTOSH의 정의에 의하면 상지 관절 4곳-목, 어깨, 팔굼치 및 전완, 손 및 손목-이 아프거나 저린 현상인데 인간공학적 요인과 작업환경의 사회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현대의 직업병이다.

연구대상이 된 신문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건강하지 못한 몸은 근로자의 빈번한 결근과 장해 치료비용으로 생산성을 저하시켜 경영주 측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왔으며 도한 노동조합 측에는 근로자 건강 향상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던져 줬다.

이에 신문사는 이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15년 이상 신문사에 근무한 편집기자들과 작업기술 변천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이들 편집기자들은 펜과 종이로 글을 쓴 시기부터 타이프라이터, 데스크 탑 컴퓨터, 그리고 현재 도입되고 있는 Pagimation(컴퓨터의 한 스크린에 신문 한면이 다 들어가게 편집하는 시스템)을 거친 기술발전의 산경험자들이었다.

먼저 이들 근로자가 제기하는 문제는 기술변천 자체가 인간공학적으로 부적절해 자신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가령 타이프라이터는 키를 칠 때 퉁겨 나우는 느낌이 있어 부드럽지만 컴퓨터는 벽을 치는 것처럼 신체에 자극을 준다든지 마우스를 사용함으로써 손과 팔이 고저오대 그 부분에 힘이 들어간다 등의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즉 컴퓨터가 작업자세의 변화를 요구, 신체 특정부위에 무리를 준다고 여긴다.

둘째, 컴퓨터 사용으로 작업속도가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타이프트 사용시 종이를 갈아 끼우거나 다음 줄에 넘어갈 대의 시간이 있는 반면 컴퓨터는 정신없이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 키보드를 두들겨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컴퓨터의 도입은 작업공간과 직장 내 문화도 변화시켰다.

이전에는 둥그런 책상에 앉아 기사를 수정할 시 옆의 동료에게 물어도 보는 등 협동적 체제였으나 이제는 한 공간에 있지만 각자 책상에서 혼자 일해야 되는 , 그래서 사람간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어 소외되는 현상을 낳고 있다.

넷째, 편집기자는 원래 명필의 헤드라인을 창안하거나 기자가 써 온 기사편집을 담당했지만 이제 컴퓨터의 테크닉적인 측면에 더 신경을 써야 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는 본래 기자라는 직업의 이미지와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직업의 질이 저하됐음을 분명하게 드러낸댜. 다섯째, 작업량의 증가와 직업구조 변천이다.

이제 편집자와 함께 기술자로서의 기능되 해야 돼 일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즉 완성된 신문을 신문 판에 붙이던 기술자가 사라지고 편집기자가 컴퓨터로 그들의 일까지 떠맡게 됐음을 말한다.

여섯째, 새로운 기술 도입과정에서 컴퓨터에 문제발생시 이럿이 기계의 문제인지 근로자 자신의 문제인지 책임이 분명치가 않으며 문제발생시 엔니어에 의존해야만 되는 상황도 독립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는 기자에게는 자존성이 심화되는 과정으로 여겨진다.

이상에서와 같이 인간공학적 측면, 작업량, 작업 속도, 직장 내 사회관계 변질의 부정적 요소는 작업만족도 저하를 가져오고 스트레스와 함께 경견완 장해를 일으킨다.

기술은 라마트의 말처럼 일하는 도구, 어넝 및 인간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사회적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이는 근로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경견완 장해에 걸린 근로자들을 사후적으로 치료하보다는 장해의 발행을 줄여나가는 것, 즉 기술이 근로자의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요인들을 제거하는 방법이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 사회에서의 기술 전개 방향에 대한 평가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