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어바웃 타임(2013)

출처=네이버 영화
출처=네이버 영화

우리는 때때로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 뭐라도 먹고 나가라며 챙겨 주시는 부모님께 귀찮다며 신경질 낸 기억부터 친구와 의견 충돌로 싸우며 심한 말을 했던 기억, 누군가와의 이별 후에 그리워한 기억, 길 가다 만난 이상형을 붙잡지 못한 기억까지. 하지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고, 늘 속절없이 도망가 버린다. 영화 ‘어바웃 타임(2013)’은 현실에서 벗어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인생과, 일상과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2013)‘은 리처드 커티스의 연출로 탄생했다.

남자 주인공인 팀 레이크(이하 팀) 는(은) 21살의 모태솔로로, 성인이 된 날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그것은 바로 레이크 가문의 남자들은 대대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는 것. 큰 갈래의 역사를 바꿀 수는 없으나, 자신이 기억하는 시절로 이동은 가능하다는 설정이 있다.

능력을 알게 된 팀은 첫사랑을 꼬시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이후 변호사가 되어 런던으로 취직하러 떠나게 된다. 로펌 동료 로리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와중, 아름다운 여인 메리를 만나게 된다. 여러 차례의 시간 여행을 통해 팀은 메리와 결혼에 성공하게 되고, 탄탄대로만 남은 줄 알았던 팀에게 시련이 찾아온다. 여동생인 킷캣이 연인과의 싸움 후 음주운전으로 중상을 입게 되는 등 불행에 휩싸이자, 팀은 여동생의 연인인 지미를 만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시간 여행을 시도한다. 이 시간 여행으로 킷캣의 불행은 막을 수 있었으나 팀의 첫째 딸이 아들로 바뀌어 버리고, 팀은 여기서 나비 효과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킷캣의 문제가 해결됐다는 생각이 들 때쯤, 팀은 아버지가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망했지만, 팀은 미래가 변하지 않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낸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와중 아내인 메리는 팀에게 셋째를 갖는 게 어떠냐며 제안한다. 셋째의 임신과 관련해 과거와 미래 중 선택의 갈래에 서 있게 된 팀은 셋째를 출산하게 된다면, 셋째가 존재하지 않았던 아버지와의 기억으로는 더 이상 여행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잠시 고뇌에 빠졌다. 이내 아버지의 뜻(“아버지는 늘 자식이 많았으면 하셨거든”이라는 대사가 있다)과 자신의 생각대로 셋째 임신을 결정한다. 팀은 만삭의 메리에게 잠깐만 시간을 달라며 혼자 계단을 내려가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작별의 인사를 고하며 아버지와의 기억을 정리한다.

아버지는 죽기 직전 팀에게 자신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다. 하루를 두 번씩 사는 것이었다. 팀의 아버지는 처음 하루는 평범하게, 두 번째 하루는 처음 하루에 놓쳤던 소소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꽉 차게 보내면서 인생을 완벽하게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팀은 아버지를 보내고 이 시간 여행에서 마지막 교훈을 얻게 된다. 시간을 되돌려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살아가기보다는 현재를 행복하고 완전하게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이었다.

관점을 바꿔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가 아니라 ‘나는 지금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운명을 만드는 것은 현재에 집중하는 우리이다. 우리는 인생의 모든 날을 여행하고 있다. 현재는 과거가 되고, 미래는 현재가 된다. 과거를 놓아 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 법이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는 그러한 이치가 담겨 있지 않을까.

삶이 후회로 가득 찼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에는, 숨을 크게 쉬어 보자. 사랑으로 가득 찬 세상을 온몸으로 느껴 보기를. 그리고 기억하기로 하자.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기에 더 소중해진다. 그러니 원망하지 않고, 흘러감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앞으로 올 모든 하루를 두 번째 하루처럼 풍부하게, 다시 오지 않을 하루처럼 간절하게 감각하자. 그리고 살아가기로 하자.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을 한다, 인생의 모든 날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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