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선선한 바람과 함께 책장 넘기기 좋은 9월, 독서의 달입니다. 사진부는 책을 사랑하는 3명의 ‘책벌레 벗’ 정윤서(특교·21)씨, 강진주(독문·20)씨, 안수연(사회·21)씨와 함께 독서의 매력에 푹 빠져보기로 했습니다. 덧붙여 미래의 책벌레 벗들을 위한 이화의 독서 공간도 소개합니다

 

책벌레 벗들과의 만남

독서를 통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약자성을 공감한 정윤서씨. ECC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옆 창가 자리에서 최진영 작가의 ‘해가 지는 곳으로’를 읽는 모습이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독서를 통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약자성을 공감한 정윤서씨. ECC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옆 창가 자리에서 최진영 작가의 ‘해가 지는 곳으로’를 읽는 모습이다. 박소현 사진기자
ECC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옆 창가 자리에서 책을 펼쳐 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구절을 설명하는 정윤서씨.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ECC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옆 창가 자리에서 책을 펼쳐 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구절을 설명하는 정윤서씨. 이승현 사진기자

본인이 생각하는 독서의 중요성은

독서는 사고 세계를 확장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장이나 장면을 읽으면 살면서 평생 몰랐을 수도 있는 영역에 도달하는 기분입니다. 예를 들어 겪어보지 못한 약자성을 책을 통해 공감할 수 있고, 제가 가진 고정관념들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잊고 살았던 가치를 다시 한번 상기하며 독서의 장점을 몸소 느꼈습니다. 처음에 설정했던 방향대로 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게 하는 힘 하나만으로도 독서의 중요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허구의 세계가 쓸모없다 믿고, 당장 써먹을 만한 지식을 알려 주는 책만이 가치 있다 여긴다. 

그러나 비효율이 곧 우리가 삶을 버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힘임을, 더 나아가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힘임을 경청하는 이들은 안다.

김겨울 '책의 말들'

 

좋아하는 공간에 편하게 앉아 독서하는 정윤서씨. 그는 취미 생활이라는 거창한 카테고리에 독서를 넣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관심사부터 가볍게 읽는 걸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좋아하는 공간에 편하게 앉아 독서하는 정윤서씨. 그는 취미 생활이라는 거창한 카테고리에 독서를 넣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관심사부터 가볍게 읽는 걸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박소현 사진기자

교내 좋아하는 독서 공간이 있다면 

ECC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창가 옆 소파 자리를 좋아합니다. 통유리창 옆에 위치한 소파에 앉아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맞으며 공강 시간에 책을 읽었어요. 고요하게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데도 혼자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기억이 좋아서 이후에도 종종 이곳에서 책을 읽습니다.

 

학관 6층 세미나실에서 평소 좋아하는 책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소개하고 있는 강진주씨의 모습.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학관 6층 세미나실에서 평소 좋아하는 책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소개하고 있는 강진주씨의 모습. 박소현 사진기자

책을 왜 좋아하나요

독서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많은 감정을 즐겨요. 소설을 읽을 땐 책 속 세계로 몰입하게 되고, 비문학을 읽을 땐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샘솟아요. 독서가 주는 즐거움의 형태가 다양해서 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책을 읽고 싶으나 섣불리 책과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해보자’라는 말에 깊게 공감해요. 누구나 시작은 두렵고 어렵겠지만, 일단 책 읽기를 시작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책을 읽으면 세상을 배울 수 있어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야 할 길에 지름길을 찾기 위해선 독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가을의 푸른 바깥 풍경이 잘 보이는 창을 바라보며 독서하고 있는 강진주씨.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초가을의 푸른 바깥 풍경이 잘 보이는 창을 바라보며 독서하고 있는 강진주씨. 박소현 사진기자
강진주씨가 애정하는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필사하고 있다. 그는 필사한 문장에 대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문장”이라고 말했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강진주씨가 애정하는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필사하고 있다. 그는 필사한 문장에 대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문장”이라고 말했다. 박소현 사진기자

교내 좋아하는 독서 공간이 있다면

학관 6층 세미나실을 좋아합니다. 인문대 학생이라서 학관에서 수업 들을 일이 많아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과제를 하게 됐는데, 경치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바로 창 쪽으로 자세를 돌려 책을 읽고 좋은 구절을 찾아 필기하기도 했어요. 집중도 잘 되고 분위기도 좋아서 이곳에 자주 옵니다.

 

분명히 내 것인 줄 알았는데 다 기프트였어. 내가 벌어서 내 돈으로 산 것이 아니었어.

우주에서 선물로 받은 이 생명처럼, 내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한 게 다 선물이더라고.

김지수, 이어령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ECC 잉여마루에서 안수연씨가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읽고 있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ECC 잉여마루에서 안수연씨가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읽고 있다. 박소현 사진기자
안수연씨는 “책의 힘은 각기 다른 해석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온다”며 감상 공유의 즐거움에 대해 얘기했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안수연씨는 “책의 힘은 각기 다른 해석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온다”며 감상 공유의 즐거움에 대해 얘기했다. 박소현 사진기자

책의 힘은

스무 살이 되고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어요. 그때 책을 읽으며 나만의 해결 방식을 찾고, 현실적인 불안감을 해소했어요. 책에서 감정적인 영향만 받아도 좋고, 살아가면서 필요한 밑거름까지 찾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각자의 삶 하나만을 경험할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면 잠깐이라도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잖아요. 그때 얻어지는 생각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CC 잉여마루 앞 테이블에서 안수연씨가 밝은 표정으로 잉여마루에서 책을 읽던 자신의 추억을 설명하고 있다.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ECC 잉여마루 앞 테이블에서 안수연씨가 밝은 표정으로 잉여마루에서 책을 읽던 자신의 추억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현 사진기자

교내 좋아하는 독서 공간이 있다면

ECC 지하 4층 아트하우스 모모 앞에 있는 잉여마루를 좋아합니다. 이곳에서 영화 소모임을 진행하는 날이 종종 있었어요. 다들 학기 중엔 시간이 맞지 않아서 저 혼자 미리 와있을 때가 많았는데, 그때 이곳에 누워서 책을 읽었던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학교 바닥에 눕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망설였었는데, 어느 순간 습관이 돼서 계속 누워서 책을 읽게 되었답니다.

 

이화의 독서 공간 

생활 도서관|학생 문화관 242호에서 찾을 수 있는 생활 도서관. 개관 시간은 평일 11시부터 17시까지이다.

생활도서관의 안내 팻말이 서가 위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생활도서관의 안내 팻말이 서가 위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 이승현 사진기자
생활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이화인의 모습.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생활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이화인의 모습. 이승현 사진기자
학문관에 위치한 생활도서관의 서가 모습.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학문관에 위치한 생활도서관의 서가 모습. 이승현 사진기자

 

중앙도서관|이화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독서 공간인 중앙 도서관엔 반원형 창이 인상적인 자리가 5층에 마련되어 있다.

중앙도서관의 5층 둥근 창가석은 큰 창으로 넓은 풍경이 잘 보이고 편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이화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중앙도서관의 5층 둥근 창가석은 큰 창으로 넓은 풍경이 잘 보이고 편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이화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박소현 사진기자
중앙도서관의 5층 둥근 창가석에는 가을 하늘이 비치고 있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중앙도서관의 5층 둥근 창가석에는 가을 하늘이 비치고 있다. 박소현 사진기자
중앙도서관 5층 400대 서가 소파석에서 독서하고 있는 이화인의 모습. 옆으로 보이는 창과 노란 조명이 질 좋은 독서를 돕는다.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중앙도서관 5층 400대 서가 소파석에서 독서하고 있는 이화인의 모습. 옆으로 보이는 창과 노란 조명이 질 좋은 독서를 돕는다. 박소현 사진기자

 

‘책 읽기 좋은 시기’라는 건 정해지지 않았지만, 책을 꺼내 들 시간과 여유가 없어 머뭇거렸었다면 독서의 달을 명분 삼아 평소 마음에 담아뒀던 책을 한 권 펼쳐 보는 건 어떨까요. 각자의 공간에서 문장들이 살아 움직일 때까지, 사진부는 ‘책벌레 벗’들의 독서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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