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문을 닫고 진실의 문을 여는, 세상의 고단한 이야기를 모아 자유를 빛내는 영화. 인간의 존업과 가치를 그출발점과 귀결점으로 했던, 제1회 인권영화제가 8일(금) 폐막식으로 7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길을 힘겹게 올라 법정 강당에 들어서는 7백여명의 사람들. 이들의 얼굴에서 길고도 짧았던 7일간의 인권영화제, 그 폐막에 대한 아쉬움이 배어나오고 잇다.

화면에 비친 갓난아기와 외면하는 어머니의 모습. ‘악마의 자식들’이라는 작품의 한장면이다.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강간에 의해 적의 아이를 잉태한 여성, 모성애마저 빼앗긴 여성들의 갈등과 아픔을 다룬 이 작품이 상영되자 법정강당안의 관객들은 눈시울을 적신다.

이와 함께 이런 현실을 풀어가고 고민하자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한숨을 쉰다.

이후 폐막선포까지 조용히식을 지켜보던 관객들은,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노래공연’이 시작되자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한다.

깊은 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애경·노래마을·소리물결 등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어깨동무를 하고 혼연일체의 장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순간도 잠시, 약속된 시간이 지났으니 정리하라는 학교측의 요구로 인해 고조되던 공연장의 분위기는 침체된다.

웅성대는 관객들 속에 등장한 정태춘씨. 그로 인해 공연장의 분위기는 쇄신되고, 모두 함께 ‘광야에서’를 합창하는 가운데 제1회 인권영화제의 막이 내려졌다.

폐막식에 참석한 어느 장애인의 말. “저 자신이 장애인으로 많은 편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나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잇었던 것 같아요. 이번 영화제를 통해 편견의 무모함과 무서움을 알게 됐어요. 편견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건설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바래요.” 그가 바라는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란 어떤 사회일까? 인권영화와 같은 영화가 더이상 필요치 않은, 인권의식이 사회 구석구석 깊숙히 스며들어,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아닐까? 그 과정에서는 이번 영화제처럼 인권을 이야기하는 행사를 비인권적인 시각으로 해석한 정부측과의 마찰과 같은, 많은 탄압·좌절·고통이 있을 쑤 있다.

그것을 이겨내고 꿋꿋이 한 걸음씩 디뎌나갈때 모든이의 인권이 보장되는 날, 그 날을 기대할 수 잇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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