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월) 영문과사로 한 30대여성이 찾아와 원서번역 아르바이트를 부탁했다.

그여자분은숙제이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고 했다.

그녀와는 목요일 아침 10시까지 만나기로 하고 열심히 번역에 임했다.

만나기로 한날 그녀는 약속시간에 늦게 나와 허둥지둥 대면서 정신을 빼놓더니 교수님이 까다로워서 고칠 것이 좀 있을 거라고 했다.

출력본을 가져가며 2시에 도서관 지하에서 잠깐 보면서 최종 수정을 해달라고 했다.

전공용어가 있다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할 수 없이 도서관에서 2시간부터 1시간이나 기다렸지만 그 여자는 오지 않았다.

대학원 유아교육과라고 하더니 일반대학원에도, 교육대학원에도 그 여자의 모든 행동이 의심스러워 지면서 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일요일 오전, 그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알고보니 사실이 교육학과 강사인 자기 친구가 번역책을 하나 내려고 번역해 줄 적임자를 찾는데, 여기저기 시켜보고 마음에 안 들면 돈을 안 주는 식으로 일하는 것을 이 여자가 대신해왔던 거싱다.

이름 모를 강사는 용어 몇 개가 정확치 않다며 한 두 페이지 훑어보다가, “역시 전공자 중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을 고르는게 좋겠군, 돈은 못주겠다”고 말했단다.

적임자를 골라야겠는데 돈은 주기 싫으니 친구에게 삼중, 사중 거짓말을 시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시간을 빼앗고 정말 파렴치하다.

처음부터 모든 출처를 속였고 강사라는 위치 때문에 이화학생들 누구나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다는 식의 발상. 번역은 타인을 시키고 책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식의 행동들.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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