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이대학보가 세상에 나오고서야 처음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이대학보 편집부국장 김민아입니다. “이대학보 취재기자 김민아입니다”가 익숙했던 1년이 지나 편집부국장이라는 자리에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의 첫 번째 ‘FROM 편집국’을 쓰기 위해 편집국 칼럼들을 읽었습니다. 시사 이슈에 관한 생각을 담기도, 자기 경험을 쓰기도 하더군요. 어떤 내용으로 첫 인사말을 전할지 고민하며 키보드 위에 손을 얹었습니다. 생각이 복잡할 때는 단순하게 가는 게 정답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써 내려가 보려 합니다.

역경 총량의 법칙. 취재기자로 활동하며 진리처럼 여기던 법칙입니다. 기사를 기획하고 발행하기까지 일정량의 고통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기획이 수월했다면 취재에서, 취재가 수월했다면 기사 작성에서 고난을 마주합니다. 반대로 기사 방향이 잡히지 않아 고생했던 기획안이 취재 단계에선 날개 단 듯 순탄히 진행되기도 합니다. 일정 수준의 기사가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고뇌의 양이 있는 것이겠지요. 기사는 기자의 고뇌를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습니다.

나무 한 그루를 키우는 것이 취재기자의 역할이라면 숲 전체를 가꾸는 것은 편집국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각의 나무가 울창해지고 여덟 페이지의 지면에서 이들이 어우러질 방법을 고민합니다. 편집국은 나무의 양분이 될 모든 고민을 함께하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심층성’과 ‘명확성’을 갖춘 숲을 가꾸고 싶습니다. 사실보다 실체를, 실체보다 진실을 담는 기사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파편적인 사실 한 조각을 소개하기보단 그 파편을 모아 입체적으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엉켜있는 진실 꾸러미를 쉽게 풀어내도록 고민할 것입니다. 

여러 기획 기사들이 독자 여러분 앞에 서기 위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기자의 고뇌를 양분 삼아 말이죠. 지면을 채운 활자들이 여러분의 일상에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이 활자들이 때론 기쁨을, 때론 분노를 일으키길 바랍니다. 숲의 쓰임은 그것이니 마음껏 화내고, 슬퍼하고, 기뻐해 주십시오.

“열심히 할수록 욕은 같이 따라오더라고요.” 지난 학기에는 취재원이 휘두르는 말에 상처받은 때가 유독 잦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선임기자님이 해준 말씀입니다. 욕이 열심히 한 자에게 따라오는 꼬리표라면 기꺼이 욕먹어보렵니다. 부끄럽지 않은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늘 그랬듯, ‘지금’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에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버티면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길 때까지 버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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