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7일 오후9시. 친구들과 학교 앞 와인 바에서 적당한 술기운을 빌려 적당히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밤이었다. 타인과 함께하는 데에서 큰 행복감을 얻는 친구가, 자신의 고민이라며 ‘홀로 서지 못하는 자신’을 단단하지 못하다고 여기고 자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사회적으로 보이기에 독립적인 사람이라, 그 친구의 고민이 이해되면서도, 함께 할 때의 아름다움을 아는 친구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혼밥’, ‘혼영’ 등, 1인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회가 되었다. 소위 말해 남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혼자 있는 모습. 그런 외면을 가진 사람을 현대 사회의 우리는 우상시하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저 ‘독립적이다’라는 말에 청년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가둬왔는가. 사회가 요구했기 때문에 나약한 몸을 숨기고 홀로 투쟁해야 했던 청년들을 과연 강하다고 치부해 버려도 되는 걸까.

나는 나를 둘러싼 상황 때문에 독립적이어야만 했고, 그에 맞는 독립적임을 학습한 사람이다. 물론 나는 충분히 강하지만, 내가 어떠한 이유로 무너지게 되면 나는 결국 나 하나만 붙잡고 지탱해야 한다는 것. 그 사실이 조금 무섭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1인 행위를 잘 하는 모습만이 세상을 더 굳세게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답이라고 보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과의 유대를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의 모습을 닮고 싶었다. 이런 생각들을 거듭하면 할수록, 친구가 본인을 좀 더 단단한 사람으로 여겨 주길 바라게 된다.

강한 모습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 함께 할 때 증폭된 행복감을 느끼는 본인의 모습을 지우면서까지 홀로 서 있을 필요는 없다. 당신이 더 강할 수 있는 순간이 타인과 함께 있을 때라면, 나는 기꺼이 그 의존을 아름답다고 믿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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