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완다비전(2021)

출처=디즈니+
출처=디즈니+

“비전, 당신은 내 안에 사는 마인드스톤의 조각이야. 당신은 내가 만든 전선, 피와 뼈로 만든 몸이고, 나의 슬픔이고 희망이야. 그리고 나의 온전한 사랑이야.”

‘완다 막시모프’는 어벤져스 유니버스 내 일원 중 가장 슬픈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때 그녀의 곁에 있던 유일한 가족이자, 사랑이었던 ‘비전’마저 떠나보낸 이후 그녀의 삶을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완다비전’에서 보여주고 있다. 

1화에서 2화 중반부까지는 시트콤 속 완다와 비전의 신혼 이야기가 나온다. 시트콤 제목은 ‘완다비전’으로, 제목 그대로 완다, 비전과 그들 주변에 사는 이웃들의 일상 이야기로 시트콤은 전개된다. 사실 이전 어벤져스 시리즈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까지 시청한 사람들이라면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분명 비전은 타노스에 의해 죽었는데 어떻게 살아서 완다와 신혼 생활을 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실마리는 3화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이는 모두 완다가 만들어 낸 ‘허상의 세계’임이 드러난다.완다가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기 전 가족과 함께 다 같이 시청하고 있던 영상이 바로 ‘시트콤’이었다. 완다의 엄마, 아빠, 오빠와 함께했던 마지막 행복한 기억이 바로 시트콤을 보던 순간이었던 것이고, 비전을 잃은 슬픔이 가상의 시트콤 세계를 만들어 비전과 그녀만의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만든 ‘시트콤 세계’에서 완다와 비전은 행복할 수 있었으나, 나머지 이웃들은 완다와 비전 가족을 위한 보조 인물로서 조종당했기 때문에 지속될 수 없었다. 결국 그녀의 힘을 빼앗고자 침투한 마녀 ‘애거사’에 의해 자아를 찾은 이웃들의 고통스러운 이야기에 결국 그녀는 비전과 쌍둥이 아들을 떠나보내는 선택을 하게 된다.

‘완다비전’ 시리즈에서 주목할 점은 어벤져스 시리즈 중 ‘완다’의 단독 주연 물이자 그녀의 삶을 전반적으로 녹여냈다는 점이다. 기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도 완다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기는 했으나, 완다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느꼈던 슬픔의 감정이 쌓이고 쌓여 이번 시리즈에서 폭발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3~4부에서 완다의 허상 세계의 비밀이 밝혀지고, 이에 대해 현실 세계에서 질서를 관리하고자 하는 ‘소드’ 측에서 완다의 세계를 건드리려 하자 그녀는 직접 세계를 둘러싸고 있던 벽을 뚫고 나와 경고한다. 더 이상 자신의 세계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본인도 더 이상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고.

여기서 완다는 소드 입장에서는 원래 웨스트뷰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정신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범죄자라고 충분히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완다의 서사를 처음부터 쭉 봐온 시청자라면 완다가 어째서 그렇게 그 세계를 지켜내고자 하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완다가 세계를 만든 폭발적 힘조차도 비전이 죽기 전 남겨두었던 완다와 함께 살고자 한 집문서를 보고 감당할 수 없이 커져 버린 슬픔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완다의 힘의 원천이 ‘가족’과 ‘슬픔’에서 나오는 것이다. ‘완다비전’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자 마녀인 애거사 와의 전투 장면에서 애거사가 두 아들과 비전을 공격하려 하자, 자신의 공격할 때 점점 애거사에게 반대로 힘을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기지를 발휘하여 결국 애거사로부터 완전한 힘을 가지고 ‘스칼렛 위치’로 등극한다. 이는 ‘완다비전’의 후속으로 연결되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2’에서 서사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완다는 후속작에서도 다른 유니버스에 있는 두 아들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본인의 힘을 잘못 사용하는 어긋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녀의 힘이 결국 또 다른 유니버스 속 가족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깨달은 후, 완다는 모든 힘을 포기하고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다.

결국 그녀의 힘의 시작과 마무리 모두 ‘가족’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어벤져스 유니버스 내 가장 슬픈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완다이지만, 마블에서 ‘멀티 유니버스’가 존재한다고 나온 만큼 다른 유니버스 속 완다는 가족들과 함께 슬픔 없이,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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