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외국어학부로 들어와 실망한 점 중 하나가 이화 어학교육의 낙후성이다.

낙후성이라고까지 한다면 좀 심한 듯하지만 우리 학교 학관에 어학 실습실이나 회화실 등이 과연 몇 개나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 5층 구석에 Lab실 단 두개가 있을 뿐이다.

회화공부 시 필요한 제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그 많은 외국어학부 학생이 Lab실 두개만 가지고 지금까지 버텨왔는지 너무나 신기할 따름이다.

실제로 우리학교 외국어학부 하생들은 실제적인 어학 수업보다 문화 위주의 수어블 듣고 있다.

중문과의 경우 3학년만 되면 모든 수업이 문학 이론에 관한 수업으로, 어학 공부를 하려면 1,2학년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전공 수업이 이러니 이화인 모두가 듣는 교양영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엄연한 말하기·듣기 중심의 회화 수업인데도 학교안에는 그것들을 뒷받침할 회화실이 하나도 없다.

비좁은 교실에 마치 대형강의 들으러 온 것처럼 앉아서는 진정한 회화수업이 이뤄지기 힘들다.

현재의 교양영어 수업도 내가 보기엔 가만히 앉아서 수업만 듣다 나가는 다른 수업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같은 어학계열을 졸업해도 다른 학교, 특히 어학에 철저한 배려를 한 학교의 졸업생과는 사회에 나가서 판이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기존의 미비한 점이었던 말하기, 듣기를 뒷받침 해 줄 살아있는 어학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

양숙희(중문전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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