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1시, 대동제 첫날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던 중 생활관 근처 쓰레기통이 눈에 들어왔다. 통 하나가 축제 중 야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감당하고 있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양이 넘친 나머지 바닥에 종류를 가리지 않고 뒤얽혀 있었다. 화단에는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쓰레기들이 줄을 지었다. 바깥에서 학생들끼리 가볍게 먹을거리를 즐기다 보니 일회용품 사용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화기애애한 부스 뒤편의 광경은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상기후가 정말 피부 표면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17일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 이내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으로 상승할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재해와 더불어 식량 위기와 에너지 문제 등을 낳는다. 이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작년에는 극심한 폭우로 인해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기는 등 잦은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는 아직 5월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한낮 기온이 30도에 달하는 등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속 가능성을 생각해야 할 때다. 환경을 생각한 사소한 움직임은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환경을 고려한 가치 소비 풍조가 퍼지면서 비건(Vegan)이 유행하고 있다. 식당 내에서는 더 이상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이번 대동제에서도 환경친화적인 축제를 위해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품을 수거하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한편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결심했어도 마음처럼 안 되는 경우도 있고, 간혹 이미 상황이 심화하고 있으니 대비하기는 늦은 일이라며 포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제일 빠른 순간일지도 모른다. 작은 일이라도, ‘나 하나쯤’이라도 실천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환경 파괴로 인한 피해는 더 이상 북극곰의 일도, 머나먼 후손의 일도 아니다. 당장 우리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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