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음악대학 건물의 모습. <strong> 권아영 사진기자
본교 음악대학 건물의 모습. 권아영 사진기자

음악대학에서 위클리 개설 논의가 이어지며 학생들의 기대와 우려가 충돌하고 있다. 위클리는 음악대학(음대)에서 과별로 진행하는 일종의 연주나 실습수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와 각 학과 내부 사정으로 인해 중단됐던 위클리 재개설 관련 공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음악과가 위클리 수요조사를 재개하면서 위클리 필요성과 학점 부여에 관한 논의가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본교 위클리 시행 현황은

위클리에서 학생들은 매주 학과별로 일정한 시간에 순번을 정해 교수와 선후배들 앞에서 연주나 가창을 진행한다. 당일 무대에 오르지 않는 학생에게는 다른 학생들의 연주를 감상하며 학습하는 기회가 된다. 2023학년도 1학기 기준 성악과와 작곡과가 위클리를 진행한다. 한국음악과와 관현악과, 건반악기과는 위클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관현악과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매주 화요일에 진행되던 위클리를 중단했다. 건반악기과는 2019년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과반수의 학생이 ‘위클리 수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해 위클리가 중단됐다. 한국음악과는 학점이 부여되지 않고 다른 교양과목 수업과 시간이 겹친다는 이유로 위클리를 진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3월에 진행된 한국음악과 학생회와 학과장의 회의에서 ‘학내 연주 경험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클리 재개의 찬반을 묻는 수요조사를 시행했다. 

한국음악과는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 학부 전공 교과과정 개편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음악과의 위클리 부활 움직임에 음대 다른 과 학생들도 위클리가 음대 전반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ㄱ(관현·22)씨는 “위클리는 음대생으로서 연주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음대 일부 학과만 위클리를 진행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음대 학생으로 한정됐기에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 표기를 결정했다. 

 

무대 오를 기회 vs 필수 참여는 부담

위클리는 학생들의 연주를 보장하는 기회지만 재개에 대한 의견은 갈리고 있다. 모든 학년이 위클리에 필수로 참여해야 하고 준비 과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주나 가창자로 무대에 서지 않는 학년도 필수로 참여해야 한다.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무대 경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학생들도 있었다. ㄴ(한국음악·22)씨는 “개인 독주 무대를 따로 찾지 않는다면 졸업 연주회가 학교에서 갖는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일 것”이라며 “연주 기회 보장은 필수”라고 말했다. ㄴ씨는 “위클리가 전공선택 과목이 된다면 모든 학생이 수강할 필요는 없으니 연주와 진로가 무관한 학생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ㄷ(한국음악·20)씨 역시 “위클리 찬반 양측의 입장 모두 이해가 가지만 다른 대학에 비해 무대에 설 기회가 정말 적다”며 “소수 과여서 전공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작은 기회 하나하나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클리에서 연주자로서 관객을 대하는 태도 등 교과 수업의 실기시험에서 배우기 힘든 무대매너를 학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ㄹ(한국음악·20)씨는 위클리 재개가 실력 발전의 계기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ㄹ씨는 “학생들과 갑질, 폭언 등의 문제로 물의를 빚은 교수가 2022년 학교로 다시 돌아왔고 여전히 학과 교수진을 신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ㄹ씨는 “연주자가 되기 위해 굳이 위클리가 아니더라도 경력에 도움이 되는 외부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ㅁ(한국음악·18)씨는 “연주 기회가 필요한 학우들에게 위클리가 필요하다면 재개를 찬성하지만 다른 진로의 학생에게 위클리 필수 참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연주회나 학교 정기연주회로도 공연 연습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주 경험 쌓는 기회지만 학점 부여 필요해

현재 위클리를 진행하고 있는 성악과와 작곡과 학생들은 위클리의 긍정적 영향을 인정하는 한편 공통적으로 학점을 부여할 것을 제안했다. ㅂ(성악·20)씨는 학점 부여를 통해 위클리의 질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위클리가 정규 수업이 아니다 보니 의욕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ㅂ씨는 “동기들의 무대를 감상하고 노래하며 사용하는 제스처 등을 따라 배울 수 있어 좋지만 학점 관련 개선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ㅅ(작곡·22)씨는 위클리를 통해 무대 뒤 준비 과정과 연주자와의 협업 능력을 배웠다. 그는 많은 사람 앞에서 곡을 발표하는 경험의 중요성을 인정했지만 학점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시험 기간에도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1학점도 받지 못해 아쉬웠어요.”

음대 관계자는 “내부 논의 결과 위클리 학점 부여는 어렵다”고 말했다. 본교와 달리 서울대, 한양대, 숙명여대 등 많은 대학에서는 위클리에 학점을 부여한다. 위클리 도입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던 ㄱ씨 역시 “개인 시간을 들여 연주에 할애하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기에 학점 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클리의 학점 부여와 재개를 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학생들의 음악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위클리 개설과 운영에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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