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등졸업 상장 하나 없다는 게 너무 허무하다…4.2인데.”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 ‘편입생 정보공유방’ 게시판에는 2월 한 달간 편입생의 최우등졸업 관련 게시글만 8개가 올라왔다. 2월15일에는 ‘단과대학에서 편입생에게 수석졸업 상장을 수여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나 편입생이라는 이유로 우등졸업 상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본교는 재학기간 중 과목낙제나 학점포기 없이 학년누계 평균성적 4.0과 3.75를 넘긴 학생에게 각각 최우등, 우등 졸업 상장을 수여한다. 편입생은 약학과 등 일부 학과를 빼고는 우등 졸업에서 제외된다. 교무처 학적팀은 해당 학칙에 대해 “학사 전 과정을 본교에서 수학한 학생과 동등하게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단일 학기 성적을 보고 선발하는 학기 우등의 경우에는 편입생과 재학생의 구분이 없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최준종(경제∙22년졸)씨는 “편입생의 경우 다른 전형의 재학생과는 이수 학기가 달라 차별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김수빈(특교∙23)씨는 “편입생 역시 본교 학부생이기에 우등졸업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관련 건의가 있다면 동참하겠다”라고 말했다. 학부 졸업생 강윤서(심리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졸업 상장이 절대평가이기에 학교를 반이나 다녔다면 충분히 받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편입생 우등 졸업 인정 여부는 수년째 학생들의 논쟁거리다. 편입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편입생 사이의 다양한 의견

2023학년도 1학기에는 231명의 학생이 편입 전형으로 본교에 입학했다. 편입생 ㄱ(국문∙18)씨는 편입생에게도 우등졸업 기준이 적용되길 바라는 입장이다. 그는 “우등졸업 상장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다는 증거이기에 받을 수 있다면 보람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전적대에서의 성적이 인정되지 않으니 본교에서 취득한 학점이라도 인정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학칙에 따르면 편입생이 전적대에서 이수한 교과목 성적은 본교 성적에 반영되지 않고 학점으로만 인정된다.

본교를 졸업한 편입생 ㄴ씨(심리학 전공 석사과정)의 의견은 달랐다. 우등졸업이 가능한 졸업 성적에도 ㄴ씨는 이수학기 차이를 근거로 상장을 수여하지 않는 학교 방침에 수긍했다. “편입 후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며 높은 성적을 받기란 어렵죠. 그 대가를 받지 못해 조금은 아쉽지만 졸업 성적 평가는 이와 별개라고 생각해요.”

이때 전적대와 전혀 다른 전공을 선택한 비동일계 편입생은 일반입학 학생과 비슷한 학점을 이수하기도 한다. 전공기초 과목부터 다시 수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본교에 편입한 비동일계 편입생 ㄷ씨는 이수학기와 취득학점의 차이 때문에 우등졸업이 불가능하다는 데 아쉬움을 표했다. “제 경우에는 복수전공이나 다른 교양과목까지 듣다보니 이수학점이 거의 105~115 학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타대학 우등졸업 현황은

학적팀은 편입생이 우등졸업에서 제외되는 학칙을 “학교 재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 4월 본교 우등졸업 제도를 대상으로 시행한 심사에서 “해당 제도를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본교뿐 아니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도 우등졸업에서 편입생을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우등졸업 대상자에 편입생을 포함하는 일부 대학도 있다. 중앙대와 한양대는 편입생과 아닌 학생을 가리지 않고 일정 기준의 성적을 취득한 재학생을 대상으로 우등졸업 상장을 수여한다. 중앙대 학사팀 관계자는 “편입생의 전적대학 학점은 반영하지 않고 본교에서 취득한 성적을 산출해 최우등 상장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과대별 수석졸업에서는 이수학기 차이를 근거로 제외된다. 한양대 학사팀 관계자 역시 “예전부터 편입생을 배제하지 않고 우수생 표창을 수여해왔다”고 말했다. 

대학의 자율성에 따라 설립된 학칙이기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편입생의 이수 학점에 맞춰 우등졸업을 바라는 학생들의 의견도 있다. ㄴ씨는 “학점 인정 기준이 까다로워 학교를 몇 년 더 다니는 편입생이 있다고 들었다”며 “이런 경우는 충분히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ㄷ씨는 수료 학점 수에 따라 차별화를 두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반입학 학생들에 견줄 정도의 학점을 수료한 편입생만큼은 우등 졸업이 가능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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