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그때 학보가 다룬 그 문제, 지금은 해결됐을까? 1656호부터 본지에 실렸던 학내 이슈를 돌아보는 칼럼 '새로고침'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본교 구석구석, 지나치기 쉬운 순간들을 사진기자의 시선으로 포착합니다.

2022년에 촬영한 본교 연구협력관 유리창의 모습. <strong>출처=이대학보
2022년에 촬영한 본교 연구협력관 유리창의 모습. 출처=이대학보DB

2019년 8월30일 ECC에서 발생한 조류충돌 이슈를 다룬 ‘윈도우 스트라이크(window strike)’ 기사가 발행됐다. 2021년 5월15일에는 조류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구성된 교내 소모임 ‘윈도우 스트라이크 모니터링 팀’의 활동과 교내 윈도우 스트라이크 현황을 담은 기사가 후속 발행됐다.

2022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윈도우 스트라이크에 관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를 계기로 점차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교내 윈도우 스트라이크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도 4년이 흘렀다. 2023년, ECC 윈도우 스트라이크 대책은 어디까지 왔을까.

 

새로고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대학보 1585호에서는 ECC의 큰 유리 구조물이 빛을 반사하는 거울이 돼 새들이 건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관리처에서는 “학내에서 새가 부딪히는 사고에 대한 공식적인 제보를 받은 바 없어 관련 논의가 진행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윈도우 스트라이크 문제 인식과 대응이 미비함이 드러났다.

교내 윈도우 스트라이크 모니터링 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5월30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교내에서 윈도우 스트라이크 피해를 당한 조류는 52종 313개체다. 조류충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물인 ECC에서는 37종 232개체로 확인됐다.

2021년 12월2일 본교는 윈도우 스트라이크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ECC에 ‘조류 퇴치용 초음파 발생기’를 설치했다. 초음파 발생기는 교내 행사, 민원 대응에 따른 조치 시간 외 해가 뜬 시간대에 작동 중이다. 그러나 매시간 작동하는 것은 아니기에 한계는 있었다. 네이처링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조사에 따르면 2022년 7월 14일 붉은머리오목눈이가 ECC 벽에 부딪혀 죽었고, 같은 해 10월 23일 흰목물떼새가 ECC에서 죽었다.

2월 연구협력관에 부착된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 전면 시공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미시공 면이 일부 존재해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2월 연구협력관에 부착된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 전면 시공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미시공 면이 일부 존재해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이승현 사진기자

충돌 피해가 두 번째로 많은 연구협력관 건물 남측면에는 2월 환경부 건축물·투명방음벽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 지원사업을 통해 받은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를 부착했다.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는 시각적 문양을 활용해 조류들이 착각할 수 있는 투명성 혹은 반사성 공간을 제거한다.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 대책은 수직 간격 5cm, 수평 간격 10cm 내로 문양을 넣어 비는 공간 없이 전면 시공을 진행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일부 존재하는 미시공 면으로 인해 완전한 윈도우 스트라이크 예방이 어려운 상황이다.

‘빛의 계곡’이라 불리는 이화의 자랑 ECC는 여전히 새들에게 ‘죽음의 계곡’일 뿐이다. 이화인들의 관심 속에서 윈도우 스트라이크를 막기 위해 조류 퇴치용 초음파 발생기 설치,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 부착과 같은 대책이 실행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설계에서부터 윈도우 스트라이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하는 것이다. 한편 곧 완공되는 본교 학관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캠퍼스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꾸준한 관심과 감시의 눈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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