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2년 전, 1986년 4월26일 오전1시23분 소련의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4호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냉전시대의 상황 속에서 서구의 과학자들까지 극찬했던 핵발전소는 그 극찬을 뒤로 하고 역시나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사고결과 소련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31명이 사망하고 5천만 퀴리의 방사능이 방출되었으며 14만5천여명이 분산 대피하였고 1991년 4월까지 체르노빌 사고 관련 사망자가 7천에서 1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사고 당시 유럽과 일본까지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낙진이 발견되었으며 유럽 전역에 걸쳐 우유, 채소 등 농작물이 폐기되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15만명이 갑상선 질환을 앓았고, 기형아 출산이 잦아지는 등 인간에게도 그 피해는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때의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병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핵발전소가 위험하다라는 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여전히도 애국가와 함께 안전한 에너지로 소개되고 있고 대체에너지로 핵발전소를 선전하는 데만 급급해 하고 있다.

이렇게 핵발전소가 우리의 대안이라고 외치는 데에는 그 핵발전소가 거대한 커미션을 낳고 또한 핵무기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는 등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러한 검은 잇속 때문에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측은 위험이 적은 새로운 대체에너지에 대한 연구에는 별다른 힘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오직 핵발전소의 번지르르한 선전에만 온 힘을 다할 뿐, 이런 속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같은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998년 3월25일 조금은 다른 죽음이 발생하였다.

마창지역의 한화에서 환경안전기장을 하시던 정준희씨가 돌아가신 것이다.

현재의 경제위기에서 폐수방류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압력을 가하는 기업의 이윤추구에 양심으로 맞서다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신 것이다.

김영삼 정권 말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기업에 대한 환경규제 완화, 환경처벌의 약화가 정준희씨의 죽음을 불러왔다.

폐수를 무단으로 방출해도 얼마 안 되는 벌금을 물고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며, 그나마 벌금 무는 기업이 바보라는 풍토는 우리의 환경을 갉아먹고 이제는 심지어 한 노동자의 생명까지도 빼앗아 간 것이다.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힘없는 사람들이다.

그 위험성에 대해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사람들도 힘없는 사람들이다.

위험한 것은 만들지 말아야 하고 더러운 것은 깨끗하게 해서 내보내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상식이 우리나라에서 통할 수 있는 나날은 언제쯤일까?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