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오후 2시 7분, 낮 일정을 마치고 당 충전이나 할 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들렀다. 그런데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수정된 가격표였다. 그 옆에는 ‘아이스크림 전 제품 인상’이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과자 또한 편의점에서 살 법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었다.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이 상황을 얘기하니, 아이스크림 가격이 그렇게 오른 지는 꽤 되었다고 했다.

요즈음 물가가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사소한 간식 소비조차 함부로 하기가 어려워졌다. 파리바게는 2월부터 95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사람들은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최저임금은 6.6%, 소비자물가는 7.7% 상승했다고 하니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상태에 빠졌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이 요동치면서 급등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전기·가스·수도와 같은 공공요금과 대중교통 요금도 인상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물가는 오르는 반면 경기는 가라앉고 있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에 경제 불황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아마 한동안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시간이 계속될 것이다. 작년보다 더 활발한 대면 학기가 시작되면서 소비자이자 서민인 대학생들의 지갑은 홀쭉해지고 있다. 그러나 절망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먹구름은 영원하지 않다. 이는 오히려 새로운 햇살이 비추기 전의 과도기일지 모른다. 더 맑은 나날을 위한 잠시간의 고비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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