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큰가든에서 졸업 스냅촬영을 하는 학생들 이다권 기자
선큰가든에서 졸업 스냅촬영을 하는 학생들 이다권 기자

 

졸업 스냅촬영 인기 이어져

캠퍼스 내 졸업 스냅촬영이 학생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졸업 시즌뿐 아니라 학기 중에도 캠퍼스 곳곳에서 스냅촬영을 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박선영(커미·22년졸)씨는 졸업을 앞두고 사진작가를 섭외해 캠퍼스에서 졸업 스냅사진을 찍었다. 이수정(교공·22년졸)씨 또한 동기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 본교에서의 마지막 기록을 스냅사진으로 남겼다. 10년째 이화의 모습을 담고 있는 스냅사진 작가 김하민씨는 “학위복이 바뀐 이후 졸업 스냅을 간직하고 싶어하는 분이 특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오승연(산업디자인·21년졸)씨는 “리뉴얼된 학위복이 예쁘고 학교와 잘 어울려서 정형화된 졸업사진 외에도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겨울에 예약받으면 이듬해 늦봄 촬영까지 문의하는 분들이 많다”며 “특히 벚꽃이 피거나 단풍이 물드는 무렵처럼 인기가 많은 시기에는 예약이 빨리 찬다”고 덧붙였다.

스냅촬영 비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김연수(디자인·22년졸)씨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찍었는데도 촬영비, 식비, 학위복 대여 등 약 20만 원이 들었다”며 “유명 작가와 촬영하면 비용이 더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담스러운 비용 때문에 전문 사진가를 부르지 않고 직접 촬영하는 학생도 있다. 이은향(간호·23년졸)씨도 2022년 11월25일 셀프 졸업 스냅촬영을 했다. “집에 있던 DSLR 카메라인 캐논 70D로 촬영했어요. 어머니께서 직접 찍어주셨는데, 전문 사진사만큼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에 시간제한 없이 촬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자연스러운 순간을 기록하다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졸업 스냅촬영은 사계절 내내 인기다. 마음껏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서다. “한번 찍어두면 평생 남을 사진이라 제 원래 모습과 성격이 잘 드러나는 사진을 원했어요.” 김연수씨는 정해진 포즈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할 수 있는 것을 스냅촬영의 장점으로 꼽았다. 

학생들은 스냅촬영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과 분위기를 자유분방하게 연출하면서 대학 생활의 마지막을 표현한다. 전영경 교수(서양화과)는 학생들이 스냅촬영을 선호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셀피(selfie)를 찍으며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향씨가 스냅촬영을 한 날 ECC 앞 선큰가든에는 걸그룹 뉴진스(New jeans)의 ‘하입보이(Hype boy·2022)(Hype boy)’가 울려 퍼졌다. “같이 스냅을 찍은 동기 중 한 명이 취미가 춤이었어요. 이화그린 학위복을 입고 ECC를 배경으로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추는 사진을 남겼죠. 너무 멋있었어요.”

인위적인 스튜디오 조명 대신 자연광을 사용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것도 스냅촬영의 장점이다. 김 작가는 학생들이 추억하는 캠퍼스 내 공간에서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포즈와 웃음을 담아낸다. 그는 “누군가의 유일한 기록을 작업하는 일은 긴장되면서 설레는 일”이라며 “즐거운 촬영 현장을 만들어서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노력한다”고 말했다. 

“학위복이면 학위복, 교복이면 교복, 그 시기에만 입을 수 있는 옷과 향유하는 시간이 있어요. 지나간 순간은 돌아오지 않아서 기록해야 후회하지 않아요.”(오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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