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IMF한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도서관이다.

왜냐하면 요새들어 공부하는 학생들로 인해 도서관에서 자리를 찾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에 없든 취업대란은 `일자리를 얻을 것이냐, 한마리 백조가 될 것이냐"는 숙제를 목전에 둔 4하견ㄴ 뿐만 아니라 `철이든" 2,3학년들가지도 때이른 취업 준비로 내몬 것 같다.

이렇게 도서관에 공부할 공간이 줄어든 주 원인은 공부하는 학생들의 수적 증가 외에도 학교 당국이 도서관 5층 제4열람실을 폐쇄한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IMF를 맞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한다는 이유로 도서관 5층 일부를 폐실하고 엘리베이터의 운행을 중지했다.

그러나 학생 입장에서는 IMF를 맞아 학교 당국이 비용 절감대상 제1호로 도서관 규모 축소를 생각 한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도서관이 자리가 없을 정도로 늘 꽉차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 지하는 언제나 만원이지만 5층에 자리가 남는 경우도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운행을 다시 시작한다면 5층 열람실도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게 돼 도서관 내 열람실에 학생들이 고루분산돼 보다 쾌적한 환경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빽빽한 시루안에서 자라는 콩나물이 아니다.

오히려 시루안처럼 빽빽히 앉으면 능률이 잘 안오른다.

그러나 요점은 도서관에 자리가 남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아니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학생을 대하는 학교의 태도다.

이런 경제 난국에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려는 학교의 취지도 어느정도 동감할 수 았다.

그러나 이번 도서관 축소가 학생에 대한 학교의 기본적인 신뢰부족과 부정적인 태도를 반영한다고 생각하기에 대욱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취업란도 심각해지면 도서관에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못하고 전등 몇 개 불켜는 것에 옹색함을 보인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실력배양에 힘을 쓰도록 더욱 많은 학생의 발걸음을 도서관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시대가 어려울수록 지적투자에 힘을 써야 함은 당여한 이치며 낭비적인 전력소모는 제한할지라도 도서관의 불빛은 더욱 밝게 밝혀서 학생들이 어려운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 아닌가? 대학이라는 공간이 공부하는 곳일텐데 돈 아낀다고 도서관을 폐쇄하면 도대체 돈은 어디다 써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4년전 고3생일때 입학처에서 주최하는 `학교소개"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학교 홍보용으로 제작된 영화를 상영했는데, 그 주된 내용은 이화가 길러낸 `각종 한국최초의 여셩XXX(박사, 의사,판사 등)", 즉 졸업생들에 대한 자랑과 이화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위해 얼마나 열렬히 지원하는가 등이었다.

그 중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학교의 평가 지표는 바로 도서관이라면서 이화의 심장부로서 24시간꺼지지 않는 도서관에 대한 소개였다.

이화의 심장이라고 자랑스레 소개하던 도서관이 비용절감 대상 1호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물론 학교의 양적인 팽창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현란한 새건물보다는 질 놓은 교육환경을 원한다.

앞으로 시험기간이 되면 도서관 자리맡기는 하늘에 별따기일테고 자리 때문에 학생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도 생길 것이다.

환기도 잘 안되고 악취가 나는 도서관! 게다가 많은 책을 들고 도서관 5층까지 올라가는 것도 정말 힘들다.

이제는 내실있는 대학교육을 해야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