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

어느덧 이번 학기에 전하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편집국장으로 칼럼을 쓰기 시작하며 여러분께 어떤 말로 첫 인사를 드릴지 고민하던 날이 생생합니다. 매번 독자 여러분께 편지 한 통을 함께 보낸다는 생각으로 한 자 한 자 적어보았는데, 저의 생각이나 마음이 잘 전달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대학보는 이번에 발행되는 1653호를 끝으로 2022년 발행 일정을 마칩니다. 그동안 학교 곳곳을 뛰어다니며 취재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낸 이대학보 구성원들에겐 이번 주가 나름 큰 의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호는 앞으로 독자 여러분을 한동안 만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담아 12면으로 발행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면 머리의 제목이 다양합니다. 기자들이 다방면으로 취재를 진행한 만큼 읽는 재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대학보 내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1653호에 발행되는 기사 ‘거주 낭떠러지에 내몰린 청년들…청년 주거의 어려움을 들어보다’는 1654호에 인터랙티브 기사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인터랙티브 기사란 글과 함께 사진, 음성, 영상 등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낸 것으로, 독자가 뉴스를 클릭하고 경험하는 기사 모델입니다. 독자 여러분과 더 쌍방향적으로 소통하고 싶어 여러 부서가 모여 열심히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호에는 해외취재 기사도 발행됩니다. 지난여름 저는 동료 기자와 함께 독일의 마르부르크라는 도시를 방문했습니다. 마르부르크는 ‘시각장애인의 도시’라고 불리곤 합니다. 그 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의 머릿속에는 마르부르크가 어떤 모습의 도시일지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살아온 저의 경험 데이터베이스에는 ‘시각장애인의 도시’를 떠올릴 만한 기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보니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 약 1시간가량 산책을 하는 동안 3명의 시각장애인을 마주쳤습니다. 모두 흰지팡이로 바닥을 살피며 저마다 갈 길을 가고 있었지요. 이외에도 도시 곳곳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간 레스토랑에서도, 취재 차 방문한 대학의 한 사무실에서도 시각장애인을 만났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라면서 한 번도 길거리에서 시각장애인이 흰지팡이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마르부르크에 머무는 내내 무엇이 이 도시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람들의 인식과 감수성입니다. 취재원 중 한 분께서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쉽게 만들면 모두에게 편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마르부르크도 모두에게 살기 편한 환경은 아닙니다. 사이사이 홈이 있는 돌바닥이 대부분이고 오르막길이 많아 휠체어를 탄 사람은 스스로 다니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때 차이를 만드는 것이 위의 요인입니다. 마르부르크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어려운 경우 제도로 보완합니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학보를 읽으며 여러분들께서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구성원들의 삶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대학보는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추운 겨울 건강 유의하시고, 2023년에도 여러분께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힘차게 달릴 이대학보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대학보 구성원들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후 2023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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