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수업에 가기 위해 제시간에 출발했지만, 전장연 시위 때문에 열차가 늦어져서 지각했어요. ”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와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으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수업에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교무처 수업지원팀에 따르면 대중교통 상황에 따른 지각 및 결석 처리는 교과목 담당 교수의 재량에 맡긴다. 본래 학칙 제40조(결석자에 대한 처리) 제2항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과목 담당 교수가 인정한 경우 지각과 결석 사유 발생 2주 이내에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담당 교수의 재량에 맡긴다면 출석 인정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장연 시위로 인해 수업에 지각한 ㄱ(섬유예술·20)씨는 형평성에 어긋나 출석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각 처리됐다. 다른 학생들은 제시간에 맞춰왔다는 이유다. ㄱ씨는 “지연 증명서를 챙겨갔지만, 교수님이 받아주지 않으셔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형평성 문제라는 지적에 의문이 들었지만, 교수의 재량에 맡긴다는 규정 탓에 지각처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유사한 이유로 지각했지만, 출석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김예진(국문·20)씨는 11월7일 무궁화호 탈선 사고로 <한국고전소설의이해> 수업에 지각했지만, 출석이 인정됐다. 수업 20분 전 담당 교수님에게 연락한 그는 별다른 증명서 제출 없이 출석이 인정됐고 ‘줌(Zoom)으로 화상 강의를 진행할 테니 조심히 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학생들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발생한 지각과 결석에 대해 학교가 공식적으로 대응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가은(커미·22)씨는 “통학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단순히 교수 재량으로 넘기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학교 측이 더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기에 학생들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궁화호 탈선 사고로 수업에 결석한 김하은(커미·22)씨는 “지하철 지연으로 인한 결석에 관한 출결이 학칙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출석 인정 여부에 대해 많이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 연락한 학생에 한해 실시간 줌 수업을 제공해 학교 측에서 수업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애령 교수(이화인문과학원)도 이를 학교 수업 운영 규칙에 포함하는 것에 공감했다. 김 교수는 “불가피한 외부적 상황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확실한 경우라면 학교 수업 운영 규칙에 포함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임명수 교수(북한학과)는 악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를 규칙으로 명시하면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위알리미, 또타지하철, 서울교통공사 공지를 참고하면 전장연 시위 등 여러 변수로 인한 열차 지연에 대비할 수 있다. 시위알리미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시위 일정을 알려준다.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seoulmetro.co.kr)에서는 시위 일정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교통공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또타지하철’에서는 열차 운행 지연을 안내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