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의 산업활동 동향에 의하면, 1개월 사이에 3천3백23개 회사가 도산했고, 하루에 직장을 잃는 사람만도 만 명을 넘어 섰으며, 총 실업인구가 150만에 이른다고 한다.

이미 가지고 있던 직장도 잃게 되는 판이니 취업률은 두말할 나위 없이 사상 최악의 상태다.

뿐만 아니라 어렵게 합격을 하고도 입사가 무기 연기되거나 합격 취고 통지를 받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부도·실업대란·취업대란은 대학 캠퍼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에년의 유행 같은 해외언어연수로 인한 휴학은 많이 줄었으나 언어연수, 취업준비, 부모의 식직 등으로 인한 휴학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휴학만이 이와 같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해 내는 슬기로운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나에게 당면한 경제적 문제 혹은 복잡한 상황을 직면하는 것이 두려워 일시적으로 이를 회피하거나, 그 시기를 연기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 봐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적어도 한 두 번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슬기로운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는 가에 달려 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생들에 관해 연구해 온 어느 학자는 그들의 장점은 자신에게 닥쳐오는 위기를 성공을 위한 단련의 기회로 삼아 오히려 이를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도 위기적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냉철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렵기는 하지만 길은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지금까지 성인이 된 우리들이 대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뷰모에게 학비와 생활비 그리고 용돈까지도 전적으로 의존하며 비교적 안일하게 생활해 온 것은 아닌지? 내 도래의 젊은이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나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그와 같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할 수 없다고, 아니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학시절의 귀중한 경험을 제쳐두고, 휴학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본말이 전도된 것은 아닌지? 어려운 시대이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이제까지와는 정말 차원이 다른 곤란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휴학만이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함께 노력하자. 그리하여 우리에게 닥쳐오고 있는 위기를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단련시켜 내 안의 게으름, 타성, 안이함, 교만 등의 불순물을 제거해 정금같이 나올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자. 인내과 노력의 뜨거운 불길 질과 땀흘림 없이는 결코 우리는 새롭게 태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여전히 많은 외화를 들여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수천 만원씩 들여 외국을 다녀온다고 해서 외국어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다.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다른 길도 많은데, 내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해서 한푼의 외화가 절실한 시기에 휴학을 하면서 외화를 낭비해서야 한국사회의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이 단순히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전환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의 취업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취업 문제는 능력있는 소수의 여성을 어떻게 기존의 취업구조에 들여보낼 것인가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여성의 사회참여를 통해 산업구조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갈 것인지에 대한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별분리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기업의 인식변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또한 `채용목표제·인센티브제 등 여성취업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대졸여성들의 취업확대와 평생평등노동권 확보를 위한 대학교육과 여성노동정책 수립을 위한 정책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IMF시대로 표현되는 어려운 상황을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가길 바란다.

분만 아니라 학교도 학생들의 이러한 어려움에 동참하고, 함께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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