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입진 않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옷들.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빠르게 변하는 유행과 패스트 패션 문제는 의류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실제로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만 141.8톤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했다. 치솟는 물가로 비싼 옷값도 부담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과 옷값 부담은 중고 거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곤 한다. 본교에도 안 쓰는 물품을 기증하고 기증된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이화인의 나눔가게다.

생활환경관 입구 옆 계단 아래  지하 2층에 위치한 이화인의 나눔가게 입구. <strong>김희원 사진기자
생활환경관 입구 옆 계단 아래 지하 2층에 위치한 이화인의 나눔가게 입구. 김희원 사진기자

생활환경관 입구 옆 계단을 따라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이화인의 나눔가게가 있다. 이화인의 나눔가게는 2011년 5월 본교에서 개교 125주년 기념으로 설립한 상설가게다. ‘섬김과 나눔’의 창립 정신을 되새기며 이화 공동체 내의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소외 계층 여성 교육 및 다양한 나눔 사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2015년 2월부터는 생활협동조합(생협)에서 가게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이화인의 나눔가게는 물품 재생산 순환 구조로 운영된다. 기증 물품이 들어오면 폐기품 분류 작업을 거친 뒤 사용 가능한 물품에 대해 가격을 설정해 판매하는 구조다. 스파오(SPAO) 와 미쏘(MIXXO) 등 후원업체가 기증한 신상 물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기증된 재활용 물품은 원가격의 10% 정도로 판매되며 신상 물품도 7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생협 조합원이라면 5%의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구매 금액 만원당 도장도 하나씩 적립된다. 도장을 10개 모으면 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의류, 주방용품, 잡화, 도서 등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기증 가능하다. 다만 가구, 대형가전, 깨진 그릇, 속옷류, 이불류, 커튼류 등은 불가하다. 매장에 직접 방문해 기증하거나 택배 혹은 교내에 설치된 물품 기증함을 이용하면 된다. 물품 기증함은 ECC B5층 지하주차장 6번 게이트 엘리베이터 옆과 B4층, 학생문화관 1층에 있다. 2022년 1학기에는 총 2186개의 물품이 기증됐다.

이화인의 나눔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옷들. <strong>김희원 사진기자
이화인의 나눔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옷들. 김희원 사진기자

이화인의 나눔가게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운영된다. 자원봉사자는 휴학생과 수료생을 포함한 본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매 학기 모집한다. 자원봉사는 학교 사회봉사 시간으로 인정되며 나눔가게 물건 구매 시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2학기에는 9명의 자원봉사자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수익금은 모두 교내 장학금과 제3세계 여성을 위한 교육 기금 등의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2019년에는 16명에게 100만 원씩 총 16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2020년과 2021년에도 7명에게 100만 원씩 총 7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화인의 나눔가게에는 한 달에 약 311개의 물품이 기증되며 하루 평균 20명의 사람이 찾아온다. 이화인의 나눔가게 이용자인 이윤정(영문·20)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새 옷 구매를 줄일 수 있다”며 “원래 빈티지 제품을 좋아하는데, 특이하고 질 좋은 옷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증을 통해 의류 등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이화인의 나눔가게를 이용하고 있다.

생협 관계자는 “이화인의 나눔가게에는 숨겨진 보물이 많다”며 “많은 이화인이 나눔가게에 방문해 자신에게 맞는 보물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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