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출한 도서를 반납하고 나가려는데 반납 확인자가 기다리라고 했다.

잠시후 담당자가 오더니 도서가 반납된 후 도서의 훼손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 마지막 대출자인 나에게서 이상이 발견됐다는 것, 내가 찢긴 것을 보고도 말하지 않았다는 것 두가지를 들어 파손된 책의 책임을 나에게 묻는 것이었따. 그 책은 대출할 당시부터 복사한 부분 중 두 장이 찢겨 있었고 뒤에 찢긴 부분이 접힌채 끼워져 있는 상태였다.

난 너무 기가막혀 찢을 요량이면 당일 대출하여 복사하고 반납할 이유가 어디에 있으며, 찢은 부분을 가져가 버리지 제 위치에 고이 끼워놓았겠는지, 또 훼손된 부분만 빛 바래고 구겨진 것으로 보아 일주일 전에 훼손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력하게 항변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책임을 추궁하면 다들 이렇게 펄쩍 뒤지’하는 식으로 응수하며 내가 찢은 것이 확실하니 똑같은 책을 사오라는 식이어서 나를 더욱 아연케 했다.

이에 대한 나의 변은 이러하다.

그동안 찢겨나간 책, 칼로 필요한 부분을 도려간 책 등에 나뿐 아니라 여려 사람이 분노했었다.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꽃혀 있다가 나의 경우처럼 뒤늦게 발견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자신이 훼손하지 않았을 경우 굳이 담당자에게 말하기 보다 훼손자를 욕하며 무심히 방치하기가 더 쉽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상이 발견되기 직전 대출자=책 훼손자’라는 명제는 완벽한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이제 이런 일로 서로 입장이 난감해 지는 일이 없도록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인화인은 1. 이화인의 공동재산인 도서관의 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자 2. 어떤 이유에서건 타이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책 찢어가기, 칼로 도려가기, 줄긋기 등) 을 자제하자 3. 훼손된 책에 관심을 가지고 발견하는데로 이야기하자 다음으로 도서관측은 1. 책훼손을 발견하는데로 말해줄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게시한다 2. 모든 도서 열람실에 복사기를 설치해 복사문제로 인한 책훼손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조처한다.

이런 사항들이 지켜질 때 책 훼손문제도 해결되고 이화인과 도서관측 상호간 신뢰감 회복도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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