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마교양대학의 입학 장학금 계속 수혜 성적기준은 그간 두 차례 상승했다. 권아영 사진기자
호크마교양대학의 입학 장학금 계속 수혜 성적기준은 그간 두 차례 상승했다. 권아영 사진기자

 

장학금 수혜 기준이 높으니까

어차피 못 받을 것 같아서 동기부여가 잘 안 돼요. 

본교 호크마교양대학 정시통합선발생(통합선발생)의 최초합격자 중 상위 50%는 4년 (8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하지만 이 장학금을 계속 수혜하기 위해서는 과목낙제 없이 15학점 이상을 수강하고 4.0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조수인(정시통합선발생·22) 씨는 “교양 수업이 많은 1학년 때는 괜찮겠지만 전공 수업이 많아지고 대면 수업이주가 되면 장학금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본지는 장학금 수혜 기준에 대한 정시통합선발 전형의 학생들과 학교의 생각을 들어봤다.

 

높아지는 장학금 계속 수혜 성적기준

정시통합선발전형이 처음 시행된 2018년 이후 성적 기준은 두 차례 상승했다. 학점 3.5 에서 시작된 성적 기준은 20학번부터는 3.7, 22학번에서는 4.0까지 올랐다. 4.3 만점인 본교의 성적 기준에 따르면 22학번이 장학금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매 학기 평균 A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내년에 입학하는 23학번도 마찬가지다. 1일 본교가 발표한 2023학년도 정시모집요강 에 따르면 2023학년도 통합선발생도 22학번과 동일하게 4.0을 넘어야 장학금을 계속 수혜할 수 있다.

장학금 수혜 기준이 상승한 것은 정시통합선발전형뿐만이 아니다. 흔히 E.W.H.A 장학 금이라고 불리는 수시 우수입학 장학금, 정시 우수입학 장학금, 특별 육성 장학금, 나눔 장 학금(A이화미래인재 장학금 제외) 모두 동일한 성적 기준이 적용된다.

입학 장학금 중 정시 우수입학 장학금이 유독 논란이 되는 이유는 장학금 수혜 인원과 관련이 있다. 수시 우수입학 장학금의 경우 최초 합격자 중 전형 및 계열별 수석 합격자에게만 4년 전액 장학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정시통합선발전형의 경우 최초 합격자 중 상위 50%에게 전액 장학금이 지급된다. 22학번 기준 정시통합선발 인원이 290명임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많은 인원이 수혜 대상자인 것이다.

특히 본교는 ‘최초 합격자 50% 4년 전액 장학금’을 정시통합선발전형의 홍보 요소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ᄀ(커미·21)씨는 “성적 기준을 넘기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본교 진학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진정한 '전공 탐색'은 어디에?

학생들은 성적 기준 상향 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정시통합선발전형의 입학 장학금 대상자인 안혜연(정외·20)씨는 이 기준이 과하다고 말한다.

"만약 4.0이 장학 기준이라면 18학점을 듣는다고 했을 때 한 과목을 A+, 세 과목을 A-로 받더라도 남은 한 과목에서 B를 받으면 총합 3.83으로 장학금 수혜가 불가능합니다. 후배들이 학점을 잘 주는 과목이나 쉬운 과목만 수강하게 돼 난이도가 높거나 생소해서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학문에는 소극적이게 될 것 같아요."

동일한 장학금 수혜 대상자인 이예은(통계·21)씨도 이에 공감했다. 그는 “1학년 1학기부터 4.0 이상의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면 다른 학교 생활에 에너지를 쏟지 못할 것 같다”며 “성적에 대한 과도한 부담이 대학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본교는 정시통합선발전형을 “1학년 동안 다양한 전공의 강의를 듣고 탐색한 후, 적성과 기회를 찾아원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전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높은 장학 기준 탓에 학생들은 진로 탐색과 무관한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씨는 “장학금 수혜 기준이 높아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포기하고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진로와 무관한 교양과목을 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원지(심리·21)씨는 “높은 장학금 수혜 기준이 실패하는 것을 더 두렵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집 요강에 장학금 수혜 성적 기준이 기재됐기 때문에 높은 성적 기준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조씨는 “입학할 때부터 4.0이라는 기준을 확인하고 정시 전형에 지원했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다”며 “(단과)대학별로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받기는 어렵기 때문에 4.0이라는 기준 이 비교적 여유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ᄂ(컴공·21)씨 역시 “이미 신입생 모집 당시 4.0이 라고 명시된 상태에서 학생들이 지원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기준 상향에 대한 학교 측 의견은?

그렇다면 학교는 왜 장학금 수혜 성적 기준을 두 차례 상향 조정한 것일까. 학생처 장학복지팀은 “우수 인재 선발 방안, 선발된 장학생들의 지속적인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앙장학위원회에서 지급 대상 및 기준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중앙장학위원회는 부총장, 학생처장, 대학원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등으로 구성된 심의기관이다. 본교의 장학금 지급 규정에 따르면 장학생 선발 및 장학금 지급기준은 중앙장학위원회 심의를 거쳐 총장이 정한다. 즉 여러 학교부처가 논의해 성적기준을 상향 조정했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심의 내용에 대해서는 장학복지팀으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학생처 장학복지팀은 “본교에 입학하고자 하는학생은 신입생 모집 요강에서 장학금 수혜 요건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고만 덧붙이며 성적기준이 상승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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