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울리는 삐삐·핸드폰에 대해

오늘도 강의시간에 몇명의 학생이 얘길하다 쫓겨났고 호출기가 강의실 여기저기서 요란하게 울렸다.

선생님은 제발 부탁이니 꺼놓던지 진동으로 바꾸라고 누누이 말씀하셨지만 매시간 울려대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강의시간의 핸드폰과 삐삐소리, 게다가 학생들의 잡담소리에도 거의 무감각해져 간다.

이제는 교수님들마저도 포기하신듯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짜증이 나고 눈살이 찌푸려진다.

더 화가는 것은 호출기, 핸드폰을 꺼놓지 않은 그들의 태도보다는 수업을 방해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미안해 하는 기색이 없는 일부 이화인의 모습이다.

아주 태연히 전화카드를 든 채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교수님 앞을 지나가는 모습, 너무나 당당한 그리고 뻔뻔한 모습이다.

처음 대학에 입학해서 강의를 들을 때는 자유로움보다 방종에 가까운 이화인의 이런 모습에 놀랐다.

고등학교 때의 일방적인 수업에서 탈피해 진지하고 열띤 대학의 강의를 기대했던 나에게 일부 의식없는 학생들의 모습은 대학에 대한 나의 첫번째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물론 경직되고 딱딱한 분위기를 만들 필요도 없지만 적으도 옆사람과 교수님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로운 수업분위기를 만드는 것과 아주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주위를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얘기하는 모습, 삐삐와 핸드폰을 강의시간에 울리도록 놔두는 모습, 수업시간에 마음대로 들락거리는 모습들… 얼마전 한 특강에서 외부강사가 그런 이화인의 모습을 보고 ‘여대에선 많이 그런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군요’라며 따끔하게 꼬집는 말이 나를 너무나 부끄럽게 했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강의에서 개인의 사소한 행동이 이렇게 학교의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가까운 친구와 교수님을 비롯,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이 지금 이화인에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미덕을 가졌을 때 우리의 이름이 더 빛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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