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5교시 학관수업, 6교시 법정강당 수업....쉬는 시간10분사이에 학관에서 법정대까지의 먼거리를 가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다오르니, 강당 입구의 수많은 인파가 시야를 가득 메운다.

강당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엉켜져서 혼잡의 극치를 이룬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온 길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나 또한 나의 몸을 인파속에 묻고 한없이 밀고 들어간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이화의 곳곳에서 대형강의를 들어본 이화인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일일 것이다.

늘상 겪는 일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분명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대형강의의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대형강의는 백명 단위로 꼽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듣기 때문에 강의실이 클 수 밖에 없는데 , 이로 인해 강의실 앞자리와 뒷자리에 앉게 되면 교수님 얼굴도 잘 안보이고, OHP도 조그맣게 보여서 강의에 집중할 수가 없고 자칫 강의에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수업 듣기에 좋은 앞자리에 서로 앉으려고 하는 것인데, 그많은 인원수에 비해 앞자리 좌석수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한시라도 다른 사람보다 빨리가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도 불사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인파는 전 교시에 수업을 듣고 나오는 엄청난 수의 학생들과 합쳐져서 완전 무질서의 상태가 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까? 우선 학교측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대형 강의실에 들어가려는 인파도 인파지만, 바로 그 전시간에 듣고 나오는 학생들의 합세가 혼란을 더욱 배가시킨다.

따라서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학교측은 각각 다른 대형강의의 연속적인 배치를 피해줬으면 한다.

대형강의 사이에 한 시간 정도의 공강시간을 넣는다면 학생들이 보다 여유롭게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보다 성숙한 질서의식도 요구된다.

우리는 분명 그동안‘차례’라는 것을 배워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성인의 공간인 대학에서 차례가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조급함 때문이 아닐까? 강의실에서 사람들이 다 나오기 를 기다렸다가 차례로 줄을 서서 들어간다면 훨씬 편하고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온 순서대로 줄을 서기 때문에 매우 공평한 방법이기도 한것이다.

이화인들이 여유로운 마음으로 질서정연하게 강의실에 들어갈 날을 기대해본다.

박혜선(국문전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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